이건 대박이다!
지난 주에 스타의 연인에 대해 극찬하는 포스트를 썼었지만 그걸로도 부족하다.
적어도 내 평생 이토록 심정적 동요를 일으키게 한 드라마는 처음이다.
드라마를 보며 흥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렇게 감정낭비를 하는 이유가 뭘까?"했던
내가 지금은 바로 그 모습이 되어 있다.
여성과 남성의 사랑에 대한 시각은 주지하다시피 아주 극명하게 갈린다.
여성들은 흔히 "연애는 이상이요, 결혼은 현실이다"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들이 말하는
결혼은 절대 현실이 아니다.
흔히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결혼을 자신이 처한 현실의 돌파구로 삼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 할 뿐 절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 들이려 하지 않는다.
까놓고 말해서 결혼 상대자의 연봉이 얼만지, 재산은 얼만지, 차는 뭔지 따위를 궁금해하는
사람들 중에 과연 그에 걸맞는 능력 - 외적이든, 내적이든 - 을 갖춘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뻔뻔하게 그런 질문을 첫 만남에서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에게 결혼은 결코 현실이 아니다.
그들에게 결혼은 자신의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수단이자 도구에 불과하다.
이건 그저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가 아님을 이미 다들 잘 알고 있다.
드라마는 그들의 그런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대리만족과 환상을 심어주고 있을 뿐, 분명
많은 여성들의 결혼관은 드라마나 현실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허구헌날 드라마에선 으리으리한 집안에 남 부럽지 않게 과시할 수 있는 재산을 갖춘
남자들을 등장시켜 여자들을 구원한다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끝을 모르고 쏟아진다.
하지만 이제 스타의 연인을 통해 그 입장은 완전히 역전됐다.
가난한 대학강사와 톱스타의 만남.
이성적으로는 "말도 안돼"라고 외치지만 감성적으론 "나도..."라는, 기존 드라마들이 여성들을
현혹하기 위해 주구장창 써먹던 진부한 설정이 이젠 남녀를 바꿔서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
언뜻 보면 캐릭터가 남녀로 바뀌었을 뿐 그 동안에 보여준 장치들의 답습이라고 평가절하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스타의 연인에 대한 섣부른 과소평가다.
"결혼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지만 나도 돈은 많아"라며 남성들에게 점수를 딴 이마리지만
절대 자신의 돈이나 배경으로 상대방을 현혹하는 장면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여성들의 대리만족 심리를 매혹시키는 기존의 드라마에선 중세 왕실 부럽지 않은 레스토랑과
운동장인지 뭔지 구분도 못할 집을 등장시켰다면 스타의 연인이 지향하는 방법은 정반대다.
물론 스타의 연인에서도 이마리의 집이나 일본에서 머물던 곳은 분명 으리으리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감정선이 동요하기 시작할 때는 너무나도 일상적이다.
일전의 글에서 김철수와 함께 그의 집에서 책을 읽는 이마리의 모습을 보며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에 행복을 느꼈다고 했듯이 오늘자 방송분인 9회에서도 마찬가지의 설정이 등장했다.
기자들의 눈을 피해 외딴 곳으로 떠나 온 김철수와 이마리는 라면을 끓이면서 계란을 몇 개나
넣을 것인지를 가지고 애처럼 티격태격하는 소박한 장면이 그 좋은 예이다.
소박하다, 일상적이다, 현실적이다.
이마리와 김철수의 관계만 빼자면 스타의 연인은 이러한 수식어가 정말 잘 어울린다.
물론 스타의 연인이 보여주는 매력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톱스타와 가난한 대학강사인 주인공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교묘하게 잘 이용하고 있다.
오늘은 기자들의 의혹에 시달리는 이마리를 안쓰럽게 여겨 대필 사실을 밝히자는 유지태를 향해
"내가 가진 걸 전부 포기하란 말이야?"라며 현실을 벗어나지 않는 대답을 날렸다.
이 장면을 보면서 "아니, 그럼 그것도 각오 안하고 김철수를 사랑했어? 이런 설정은 좀 아니잖아"
라고 했었지만 뒤이어 눈물을 흘리며 읊조리는 그녀의 얘길 들으며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됐다.
(모든 사실을 다 밝힌 후에) "내 곁에 있어줄 수 있어? 그렇게 해주지도 못할 거면서"
무엇보다 스타의 연인에는 뚜렷한 악역이 없다.
보통의 드라마들은 갈등을 일으키기 위해 악역을 등장시켜 파렴치한 행동도 서슴치 않고 자행케
하여 시청자들에게 감정의 분란을 가져오게 유도하지만 스타의 연인은 조금 다르다.
갈등은 등장하되 필요 이상의 부분은 절제하여 불필요한 감정의 낭비를 조장하지 않는다.
김철수의 연인 최은영도 있고, 이마리의 사랑을 갈구하는 정우진도 있지만 이들은 결코 두 사람의
관계를 깨기 위해 사랑에 눈 먼 감정적 범죄자가 되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까진 그랬고, 오히려 이 둘은 자신의 사랑을 위해 헌신하고 기다리는 캐릭터다.
다른 남자와의 스캔들을 무마해주기 위해 자신을 이용해도 좋다는 듯 행동하는 정우진은 물론이요
톱스타의 등장으로 관계에 금이 간 최은영은 정말 청순가련형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발한다.
오늘자 방송에서 김철수로부터 도저히 더이상은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는 대답을 듣던 최은영을
보고 있자니, 그 대답 하나로 심장이 멈출 듯한 고통을 받을 최은영의 심정이 절로 느껴지더라.
그럼에도 이렇게는 안되겠다며 시간을 달라는 비련의 주인공 최은영을 보고 있자니...
"저 XX가 나쁜 놈이네!"라는 말이 흥분 속에 절로 튀어나왔다.
여성들의 입장에선 "자존심도 없냐! 왜 이리 비굴해?"따위의 비난이 있을 지도 모를 캐릭터지만...
그런 게 많은 이들이 아름다워만 보인다고 착각하는 사랑이다.
지나고 후회할지언정 사랑을 할 때는 자존심이고 뭐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덕분에 난 스타의 연인을 보며 고민이 생겼다.
도대체 김철수가 최은영과 맺어져야 할 지, 이마리와 맺어져야 할 지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전에 말했다시피 최지우의 매력이 이토록 드러난 작품도 처음이다.
오늘 마지막 장면에선 친구로든, 공범자로든 내 곁에 잠시만 있어줄 수 없냐는 이마리의 부탁에
김철수가 "안돼요"라며 와락 그녀를 껴안으며 끝이 났다.
물론 이러한 제스추어의 의미는 곧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곁에 머물겠다"라는 대답이다.
그 장면을 보며 난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
"우와 정말 미치겠네!"
일전에 한 시상식에서 <천하장사 마돈다>의 이해준, 이해영 감독이 수상소감으로 "사람을 함부로
해치지 않고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라고 말해 날 감동시킨 적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난 스타의 연인에 필요 이상의 갈등이 등장하지 않는 점이 너무 좋다.
온갖 욕을 들어 먹으면서도, 아니 욕을 들어 먹기 위해 오늘도 쌍심지를 켜고 어떤 기발한 반인륜
행위를 극에 등장시킬까 하는 보통의 드라마들이 꼴 보기 싫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반면에 자극 일색인 드라마에 비해 스타의 연인의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참 안타깝다.
시청률이 낮다고 드라마의 가치가 변하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어떻게 해서든 욕을 들어먹기 위해
안달이 난 다른 드라마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한국의 드라마는 시청률 지상주의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보람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스타의 연인도 시청률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어쨌든, 내게 있어 스타의 연인은 시청률 100%짜리 드라마다!
[또 다른 드라마 리뷰]스타의 연인 - 점입가경
드디어 스타의 연인이 10회차에서 본격적인 갈등을 폭발시켰다.
어제 이마리가 다시 김철수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조금 더 잔잔하고 행복한 일상의 모습을
볼 수 있겠구나 하고 기대하했건만...
알콩달콩한 모습은 별로 보여주지도 못하고 마지막에 극적 반전을 보여주며 끝이 났다.
뭐 사실 그 대목에서 이마리가 대필이 맞다는 사실을 밝힐 거라는 예감이 들긴 했었다.
어쨌든 이마리의 이번 폭탄 발언으로 서대표는 속된 말로 X 됐고 이마리 자신의 입지나
김철수의 대학교수로서의 자격 등이 한꺼번에 심판대에 오를 것이다.
지금까진 둘 사이의 소꿉장난 같은 사랑이야기가 주였다면 이제는 드라마의 기본인 갈등
이 전면에 대두 되면서 두 사람이 함께 난관을 헤쳐나가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한 가지 걸리는 문제라면...
김철수의 어머니다.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듯 한데 이게 분명 어떤 식으로든 극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캐릭터 자체도 경멸스러운데 설마하니 예의 드라마에서 끊임없이 보아왔던 인간 말종의
행동으로 보는 이의 허파를 뒤집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
10회차까지, 서대표의 복수마저도 무조건적인 감정의 분란을 가져오진 않았으니...
부디 스타의 연인 만큼은 마지막까지 갈등의 생성에도 이성과 설득력이 존재했으면 한다.
앞으로 스타의 연인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과연 이마리와 김철수가 맺어지게 될까?
그렇다면 은영과 우진, 특히 우진은 완전 닭 쫓던 개 꼴이 되어버리나?
김철수의 어머니는 과연 어떤 폭탄을 안고 있을까?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듯한 김철수의 동생은 극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지금이야말로 스타의 연인이 본격적인 점입가경의 단계에 접어 들었다.
오늘 방송했었던 10회차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대사들을 소개하며 끝을 맺을까 한다.
이마리가 김철수의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대화를 나누던 마리와 은영.
은영은 마리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이렇게 말한다.
"오빠 옆에 있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오빠 옆에 당신이 있는 게 너무 불안해요"
보통의 드라마였다면 떠나달라거나, 사라지라는 원색적이고 직접적인 발언을 했을 테다.
하지만 은영은 위와 같은 대사를 하면서 자신의 절절함을 대사에 그대로 내포시켰다.
사랑을 빼고 모든 것을 다 가진 마리와 사랑 밖에 모르는 은영.
두 사람의 입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이 두사람의 대화처럼 마리나 은영 두 사람 모두에게 일종의 사랑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스타의 연인이 가진 커다란 매력 중 하나다.
마리를 응원하고 싶다가도 은영이한테 마음이 쓰이니 원...
그리고 이건 정말 큰 비중은 없는 대사였지만 나름 가슴에 와 닿았었는데...
은영이 찾아오고, 이마리의 대필 뉴스가 티비를 장식하면서 철수를 걱정한 이모님들이 이마리에게
미안하지만 그만 나가달라고 요청하던 대목에서 이마리가 이렇게 말했다.
"철수 씨 보고 가면 안될까요?
여기 온 뒤로 계속 싸우기만 했어요...
철수 씨 오면 마지막으로 즐거운 얘기도 하고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아...
은영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대사를 통해 느껴지는 이 애절함이란...
다시는 철수를 만나지 않겠다는 서대표와의 약속으로 인해 철수와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마지막 모습 만큼은 서로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겨지고 싶었던 게다.
그래서 밖에서 돌아온 철수가 침대에서 책을 읽는 마리를 보며 환하게 웃던 장면이 더 서글펐다.
[펌]네이버 블로그..발없는새
지난 주에 스타의 연인에 대해 극찬하는 포스트를 썼었지만 그걸로도 부족하다.
적어도 내 평생 이토록 심정적 동요를 일으키게 한 드라마는 처음이다.
드라마를 보며 흥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렇게 감정낭비를 하는 이유가 뭘까?"했던
내가 지금은 바로 그 모습이 되어 있다.
여성과 남성의 사랑에 대한 시각은 주지하다시피 아주 극명하게 갈린다.
여성들은 흔히 "연애는 이상이요, 결혼은 현실이다"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들이 말하는
결혼은 절대 현실이 아니다.
흔히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결혼을 자신이 처한 현실의 돌파구로 삼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 할 뿐 절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 들이려 하지 않는다.
까놓고 말해서 결혼 상대자의 연봉이 얼만지, 재산은 얼만지, 차는 뭔지 따위를 궁금해하는
사람들 중에 과연 그에 걸맞는 능력 - 외적이든, 내적이든 - 을 갖춘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뻔뻔하게 그런 질문을 첫 만남에서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에게 결혼은 결코 현실이 아니다.
그들에게 결혼은 자신의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수단이자 도구에 불과하다.
이건 그저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이야기가 아님을 이미 다들 잘 알고 있다.
드라마는 그들의 그런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대리만족과 환상을 심어주고 있을 뿐, 분명
많은 여성들의 결혼관은 드라마나 현실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허구헌날 드라마에선 으리으리한 집안에 남 부럽지 않게 과시할 수 있는 재산을 갖춘
남자들을 등장시켜 여자들을 구원한다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끝을 모르고 쏟아진다.
하지만 이제 스타의 연인을 통해 그 입장은 완전히 역전됐다.
가난한 대학강사와 톱스타의 만남.
이성적으로는 "말도 안돼"라고 외치지만 감성적으론 "나도..."라는, 기존 드라마들이 여성들을
현혹하기 위해 주구장창 써먹던 진부한 설정이 이젠 남녀를 바꿔서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
언뜻 보면 캐릭터가 남녀로 바뀌었을 뿐 그 동안에 보여준 장치들의 답습이라고 평가절하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스타의 연인에 대한 섣부른 과소평가다.
"결혼에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지만 나도 돈은 많아"라며 남성들에게 점수를 딴 이마리지만
절대 자신의 돈이나 배경으로 상대방을 현혹하는 장면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여성들의 대리만족 심리를 매혹시키는 기존의 드라마에선 중세 왕실 부럽지 않은 레스토랑과
운동장인지 뭔지 구분도 못할 집을 등장시켰다면 스타의 연인이 지향하는 방법은 정반대다.
물론 스타의 연인에서도 이마리의 집이나 일본에서 머물던 곳은 분명 으리으리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감정선이 동요하기 시작할 때는 너무나도 일상적이다.
일전의 글에서 김철수와 함께 그의 집에서 책을 읽는 이마리의 모습을 보며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에 행복을 느꼈다고 했듯이 오늘자 방송분인 9회에서도 마찬가지의 설정이 등장했다.
기자들의 눈을 피해 외딴 곳으로 떠나 온 김철수와 이마리는 라면을 끓이면서 계란을 몇 개나
넣을 것인지를 가지고 애처럼 티격태격하는 소박한 장면이 그 좋은 예이다.
소박하다, 일상적이다, 현실적이다.
이마리와 김철수의 관계만 빼자면 스타의 연인은 이러한 수식어가 정말 잘 어울린다.
물론 스타의 연인이 보여주는 매력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톱스타와 가난한 대학강사인 주인공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교묘하게 잘 이용하고 있다.
오늘은 기자들의 의혹에 시달리는 이마리를 안쓰럽게 여겨 대필 사실을 밝히자는 유지태를 향해
"내가 가진 걸 전부 포기하란 말이야?"라며 현실을 벗어나지 않는 대답을 날렸다.
이 장면을 보면서 "아니, 그럼 그것도 각오 안하고 김철수를 사랑했어? 이런 설정은 좀 아니잖아"
라고 했었지만 뒤이어 눈물을 흘리며 읊조리는 그녀의 얘길 들으며 다시 한번 감탄을 하게 됐다.
(모든 사실을 다 밝힌 후에) "내 곁에 있어줄 수 있어? 그렇게 해주지도 못할 거면서"
무엇보다 스타의 연인에는 뚜렷한 악역이 없다.
보통의 드라마들은 갈등을 일으키기 위해 악역을 등장시켜 파렴치한 행동도 서슴치 않고 자행케
하여 시청자들에게 감정의 분란을 가져오게 유도하지만 스타의 연인은 조금 다르다.
갈등은 등장하되 필요 이상의 부분은 절제하여 불필요한 감정의 낭비를 조장하지 않는다.
김철수의 연인 최은영도 있고, 이마리의 사랑을 갈구하는 정우진도 있지만 이들은 결코 두 사람의
관계를 깨기 위해 사랑에 눈 먼 감정적 범죄자가 되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까진 그랬고, 오히려 이 둘은 자신의 사랑을 위해 헌신하고 기다리는 캐릭터다.
다른 남자와의 스캔들을 무마해주기 위해 자신을 이용해도 좋다는 듯 행동하는 정우진은 물론이요
톱스타의 등장으로 관계에 금이 간 최은영은 정말 청순가련형 캐릭터로서의 매력을 발한다.
오늘자 방송에서 김철수로부터 도저히 더이상은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는 대답을 듣던 최은영을
보고 있자니, 그 대답 하나로 심장이 멈출 듯한 고통을 받을 최은영의 심정이 절로 느껴지더라.
그럼에도 이렇게는 안되겠다며 시간을 달라는 비련의 주인공 최은영을 보고 있자니...
"저 XX가 나쁜 놈이네!"라는 말이 흥분 속에 절로 튀어나왔다.
여성들의 입장에선 "자존심도 없냐! 왜 이리 비굴해?"따위의 비난이 있을 지도 모를 캐릭터지만...
그런 게 많은 이들이 아름다워만 보인다고 착각하는 사랑이다.
지나고 후회할지언정 사랑을 할 때는 자존심이고 뭐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사랑이다.
덕분에 난 스타의 연인을 보며 고민이 생겼다.
도대체 김철수가 최은영과 맺어져야 할 지, 이마리와 맺어져야 할 지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전에 말했다시피 최지우의 매력이 이토록 드러난 작품도 처음이다.
오늘 마지막 장면에선 친구로든, 공범자로든 내 곁에 잠시만 있어줄 수 없냐는 이마리의 부탁에
김철수가 "안돼요"라며 와락 그녀를 껴안으며 끝이 났다.
물론 이러한 제스추어의 의미는 곧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곁에 머물겠다"라는 대답이다.
그 장면을 보며 난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
"우와 정말 미치겠네!"
일전에 한 시상식에서 <천하장사 마돈다>의 이해준, 이해영 감독이 수상소감으로 "사람을 함부로
해치지 않고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라고 말해 날 감동시킨 적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난 스타의 연인에 필요 이상의 갈등이 등장하지 않는 점이 너무 좋다.
온갖 욕을 들어 먹으면서도, 아니 욕을 들어 먹기 위해 오늘도 쌍심지를 켜고 어떤 기발한 반인륜
행위를 극에 등장시킬까 하는 보통의 드라마들이 꼴 보기 싫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반면에 자극 일색인 드라마에 비해 스타의 연인의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은 참 안타깝다.
시청률이 낮다고 드라마의 가치가 변하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어떻게 해서든 욕을 들어먹기 위해
안달이 난 다른 드라마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한국의 드라마는 시청률 지상주의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보람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스타의 연인도 시청률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어쨌든, 내게 있어 스타의 연인은 시청률 100%짜리 드라마다!
[또 다른 드라마 리뷰]스타의 연인 - 점입가경
드디어 스타의 연인이 10회차에서 본격적인 갈등을 폭발시켰다.
어제 이마리가 다시 김철수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조금 더 잔잔하고 행복한 일상의 모습을
볼 수 있겠구나 하고 기대하했건만...
알콩달콩한 모습은 별로 보여주지도 못하고 마지막에 극적 반전을 보여주며 끝이 났다.
뭐 사실 그 대목에서 이마리가 대필이 맞다는 사실을 밝힐 거라는 예감이 들긴 했었다.
어쨌든 이마리의 이번 폭탄 발언으로 서대표는 속된 말로 X 됐고 이마리 자신의 입지나
김철수의 대학교수로서의 자격 등이 한꺼번에 심판대에 오를 것이다.
지금까진 둘 사이의 소꿉장난 같은 사랑이야기가 주였다면 이제는 드라마의 기본인 갈등
이 전면에 대두 되면서 두 사람이 함께 난관을 헤쳐나가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한 가지 걸리는 문제라면...
김철수의 어머니다.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듯 한데 이게 분명 어떤 식으로든 극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캐릭터 자체도 경멸스러운데 설마하니 예의 드라마에서 끊임없이 보아왔던 인간 말종의
행동으로 보는 이의 허파를 뒤집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
10회차까지, 서대표의 복수마저도 무조건적인 감정의 분란을 가져오진 않았으니...
부디 스타의 연인 만큼은 마지막까지 갈등의 생성에도 이성과 설득력이 존재했으면 한다.
앞으로 스타의 연인은 과연 어떻게 펼쳐질까?
과연 이마리와 김철수가 맺어지게 될까?
그렇다면 은영과 우진, 특히 우진은 완전 닭 쫓던 개 꼴이 되어버리나?
김철수의 어머니는 과연 어떤 폭탄을 안고 있을까?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듯한 김철수의 동생은 극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지금이야말로 스타의 연인이 본격적인 점입가경의 단계에 접어 들었다.
오늘 방송했었던 10회차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대사들을 소개하며 끝을 맺을까 한다.
이마리가 김철수의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대화를 나누던 마리와 은영.
은영은 마리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이렇게 말한다.
"오빠 옆에 있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오빠 옆에 당신이 있는 게 너무 불안해요"
보통의 드라마였다면 떠나달라거나, 사라지라는 원색적이고 직접적인 발언을 했을 테다.
하지만 은영은 위와 같은 대사를 하면서 자신의 절절함을 대사에 그대로 내포시켰다.
사랑을 빼고 모든 것을 다 가진 마리와 사랑 밖에 모르는 은영.
두 사람의 입장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이 두사람의 대화처럼 마리나 은영 두 사람 모두에게 일종의 사랑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스타의 연인이 가진 커다란 매력 중 하나다.
마리를 응원하고 싶다가도 은영이한테 마음이 쓰이니 원...
그리고 이건 정말 큰 비중은 없는 대사였지만 나름 가슴에 와 닿았었는데...
은영이 찾아오고, 이마리의 대필 뉴스가 티비를 장식하면서 철수를 걱정한 이모님들이 이마리에게
미안하지만 그만 나가달라고 요청하던 대목에서 이마리가 이렇게 말했다.
"철수 씨 보고 가면 안될까요?
여기 온 뒤로 계속 싸우기만 했어요...
철수 씨 오면 마지막으로 즐거운 얘기도 하고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어요"
아...
은영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대사를 통해 느껴지는 이 애절함이란...
다시는 철수를 만나지 않겠다는 서대표와의 약속으로 인해 철수와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마지막 모습 만큼은 서로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겨지고 싶었던 게다.
그래서 밖에서 돌아온 철수가 침대에서 책을 읽는 마리를 보며 환하게 웃던 장면이 더 서글펐다.
[펌]네이버 블로그..발없는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