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리
[인터뷰] <누구나 비밀은 있다> 김희재 작가-작품은 나의 모든 것

[맥스무비 2004-08-16 18:20]




"80% 이상이 남자 일거라고 생각하고 그 가운데 80% 이상이 확신합니다. 남자라고(웃음)" 필모그래피와 이름만 보면 영락없이 남자로 오인 받는다는 김희재 작가(34).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연출을 전공한 그녀는 라디오 구성작가와 만화 스토리 작가를 거쳐 시나리오 작가로 자리를 잡은 케이스다. 시나리오 작업보다 만화 스토리 작가가 보수가 더 후하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바로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전자를 선택했다.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도의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그런 건 아닌데요.(웃음) 영화는 시나리오 개발, 촬영, 편집, 홍보 등의 과정을 모두 거쳐야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돼요. 이 방대한 작업 전반에 주체적으로 관여하고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바로 영화감독이지요. 하지만 좋은 시나리오와 배우 없이는 완성도 높은 영화가 나올 리 만무해요. 원래 감독이 꿈이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고, 그런 생각이 머리에서 스치고 지나간 그 순간부터 글과 동고동락하기로 결심했지요.”

글품을 팔아서 산지도 14년. 그녀로 하여금 펜을 놓게 할 만큼 힘든 일도 있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을 법 했다. 하지만 그녀는 힘든 순간들이 수시로 찾아와서 자신을 괴롭힌 적은 많았지만 펜을 놓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자신이 쓴 글이 스크린을 통해 투사되는 것을 볼 때, 두려움을 가지긴 커녕 늘 관객이 되어 즐겼다는 그녀. 물론 자신이 참여한 작품이라고 할지라도 솔직하게 재미없는 부분에서는 ‘내가 저런 형편없는 대사들을 만들었단 말이야’라고 자학하면서 영화를 본다는 그녀의 털털한 성격은 ‘지킬박사와 하이드’과 따로 없었다. “작품 참여여부를 떠나서 영화를 볼 때 관객처럼 똑같이 감동하고, 똑같이 웃고, 재미없는 부분에서는 하품을 하고 그러는 편이에요. 문제는 써놓고 잘 잊어버리는 편이라 영화가 나올 때쯤엔 이미 많이 기억에서 지워져 있다는 사실이죠.(웃음)”

13년 전 만화가 이현세의 스토리 작가로 활약한 이효철 씨(42)와 백년가약을 맺은 그녀는 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을 '주제'와 '플롯'이라고 말했다. "선이 굵고 드라마가 강한 작품을 쓸 때 펜이 더 잘 움직여요. <실미도>처럼 명분이 있는 이야기라면.... 장르는 굳이 가리지는 않지만 말이에요.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를 하나 꼽는다면 느와르요."



영국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인 워킹 타이틀사의 <어바웃 아담 About Adam>을 원작으로 삼고 있는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한 남자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세 여자의 마음을 훔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물론 양다리 보다 한 다리 많은 세다리(?)도 충분히 허용이 되는 세상이라지만(솔로인 사람들은 ‘저런 못된 놈이 있나’라고 손가락질 할지 모르지만) 문제는 이 남자가 마음을 훔친 세 여자가 모두 한 집안의 여자라는 사실에 있다.



“장현수 감독이 연출하신 <누구나 비밀은 있다>가 원작과 가장 두드러지게 틀린 점이 있다면 엔딩이에요. 원작의 엔딩에서는 막내딸과 남자 주인공이 결국 결혼을 해요. 이것은 ‘아담’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과 더불어 기독교 문화를 공유한 나라에서 수용할 수 있는 고도의 메타포적 구성이지요. 우리나라에서 이것을 설득해 내기란, 성문화에 대한 척도도 다르고 가족간에도 개인이 인정되는 서구문화와의 차이를 생각한다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났어요. 따라서 조금 다르게 이야기를 풀어나갔지요. 그 부분은 이 영화를 볼 예비 관객들을 위해서, 비밀로 부쳐두는 것이 예의이겠지요.(웃음)”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각색에 참여한 김희재 작가는 한국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 시대를 연 <실미도>와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국화꽃 향기>를 집필, 두 작품 모두에서 장기를 발휘한 바 있다. “각색도 창작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 시작에 무엇을 갖고 가느냐 하는 것이 다를 뿐이죠. 각색작업의 매력이 있다면 작품의 본질이나 주제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좀 더 명료하게, 좀 더 영화적으로, 경우에 따라 세련되게 꾸미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이에요."

예전에 비해 시나리오 작가가 받는 대접이 나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아닌 부분이 많은 것이 기정화된 사실. 이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시나리오 작가가 되기 위해 단어와 씨름하는 사람들에게 선배로서 하고 싶은 말도 있을 것 같았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해요. 많이 읽고 많이 쓰는 일. 이 두 가지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지름길도 없고요. 그래서 작가가 되는 방법 같은 것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 같아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쓰되 그 속에 생명을 불어넣고, 삶이나 우정이나 인간관계 등에 대하여 여러분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을 섞어 독특한 것으로 만들어 내야 하니까요.”


관객을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든 시나리오는 가치가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는 그녀지만, 자신이 작업한 대사가 맛깔스럽게 스크린에 표현되었을 때는 어린 아이 마냥 좋아한다고 했다. 피 땀 흘려 쓴 시나리오가 중도에 촬영이 중단되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적도 있었지만, 그녀는 그 순간에도 쉬지 않고 계속 전진해나갔다. “시나리오는 생명체라고 생각해요. 잉태돼서 세상에 나오기까지 순산되기도 하고 시련을 겪으며 살아남기도 하고 사산되거나 유산을 당하기도 하지요. 아프기는 하지만 거기까지가 그 생명에게 주어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비밀은 있다>를 보면서 저런 장면 이런 장면들은 내가 좀 더 잘했어야 할텐데 하는 생각에 항상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생각을 가진다는 그녀는 개인적으로 시나리오에 욕이 많이 나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실미도>에서는 불가피하게 시나리오에 대거 욕을 삽입할 수밖에 없었어요. 특수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이잖아요. 그런데 때로 욕 한 마디가 천 가지 말을 대신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최지우 씨가 한 대사(“x발놈아!“)가 대표적인 경우죠. 이 욕 한마디는 당시 선영(최지우)이 느꼈을 복잡한 마음이 다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경제 원칙에 입각한 훌륭한 대사이기도 하고요.”

관객 수가 그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자기입장을 단호하게 밝힌 그녀는 매순간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배팅할 정도도 대담한 여자이기도 했다. “올인하세요. 상황이든 사람이든 글이든.. 지금 내게 주어진 작은 것이라도 그것이 생의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매 순간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마음은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게 해준답니다. 세상을 보는 눈도 달라지고요.(웃음)”






[특집] 음악감독 심현정이 말하는 <누구나 비밀은 있다> O.S.T

[맥스무비 2004-08-16 18:20]


한 매력적인 남자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는 세 자매의 해프닝을 희극화한 로맨틱 코미디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영화 음악만으로도 세 여자의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며 자신을 표현하는데 익숙한 막내 미영의 재즈와 책과 이론에 묻혀 소설 속의 사랑을 꿈꾸는 둘째 선영의 클래식, 그리고 일상에 젖어 사랑의 흥분을 잊고 살아가던 주부 진영의 탱고 등이 그것.

특히 피아노 한충완, 베이스 전성식, 드럼 크리스 바가, 퍼커션 정정배, 기타 이성렬, 건반 전영호, 브라스 TST 등의 뮤지션이 참여하여 재즈를 비롯한 탱고, 살사, 보사노바 등 다양한 음악을 연주한 트랙들을 접할 수 있다. 또한 배우 김효진과 탁재훈이 열창한 감미로운 트랙들은 영화를 더욱 로맨틱하게 하고 있으며 뮤지컬 가수 이영미의 타이틀곡으로 시원하고 유쾌한 여름을 선사한다. -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음악감독 심현정 2004. 7. 26


세계 최초의 유성영화시대를 열었던 <재즈싱어> 이후 영화계는 음악계와 끈끈한 협력 관계를 지속해 오면서 숱한 히트작을 만들어 냈다. <닥터 지바고>, <러브 스토리>, <디어헌터>, <로미오와 줄리엣> 등은 작품 내용 못지않게 애절하고 감미로운 주제 음악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작품이다. 그렇다면 한국영화계에서 영화음악이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슬러 97년도로 돌아가야 한다.

97년에 공개된 장윤현 감독의 <접속>은 새삼 영화음악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건이 됐다. 조금 더 과장해서 말한다면 <접속>으로 인해 한국영화음악의 판도는 많이 변화하였다. 이 영화에서 테마곡으로 흘러나오는 ‘페일 블루 아이즈’는 감독이 의도했던 연출의도를 100% 이상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적절한 소품 구실을 해내 영화 속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접속>에서도 입증됐듯이 지금 들어도 뒤떨어지지 않는 올드송들이 다시 한 번 상업적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영화음악이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음악의 활용도는 올드송 뿐만 아니라 모든 형식의 음악을 두루 망라해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은 재즈 음악에 대한 진가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보는 여건을 제공했고, <텔미썸딩> <번지점프를 하다> 등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영화에 대한 깊은 인상을 오래도록 남겨 주었다.


영화음악은 영화의 줄거리나 분위기를 위해 완성된다는 사실 때문에 흔히 영화에 종속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음악인들도 있는데,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음악감독을 맡은 심현정도 그러한 사람 중의 한 명이다. 영화 <밀애>, <올드보이>의 작곡가 심현정이 음악감독을 맡아 제작된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OST는, 세 명의 여주인공(김효진, 최지우, 추상미)의 각기 다른 독특한 캐릭터처럼 다양한 음악적 장르를 선보이고 있다. 김효진의 씬들에서는 재즈음악의 향취를 세월을 초월해 느껴 볼 수 있으며, 진지한 대학생 최지우 배경으로는 클래시컬한 소품들이 흐른다. 추상미와 함께 만나는 음악은 탱고와 살사 같은 열정적인 라틴음악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온 몸을 흥겹게 한다. 작품의 완성도만큼이나 주옥같은 음악들로 가득한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감춰진 속사정을(?) 음악감독 심현정의 입을 통해 전한다.




신비로운 매력남 수현은 오페라 속 사랑의 묘약!

먼저, 영화 속에서 수현(이병헌)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 나오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은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중에 나오는 아리아로 애절하고 서정적인 선율이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명곡. 이 곡은 이병헌이 연기하는 수현이라는 캐릭터가 풍기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한 층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사용되었는데, 인생무상과 쓸쓸함이 가득 묻어 있어 듣는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쑥맥 학구파 선영은 클래식!

소설 속의 사랑을 꿈꾸는 둘째 선영(최지우)은 클래식으로 표현했다. 선영은 사랑도 섹스도 책으로 공부하는 순진한 캐릭터에서 점차 자신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캐릭터로 변화하는 인물. 선영이 등장하는 장면에 나오는 음악도 클래식한 소품에서 코믹한 색소폰 연주곡까지 변모하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곡으로 선곡되었는데, 최지우의 테마 ‘죽음을 택한 사랑’은 바이올린 솔로의 유려한 멜로디가 빛난다.


변화가 필요한 주부 진영은 정열의 탱고!

추상미가 맡은 첫째 진영은 일상에 젖어 사랑의 흥분을 잊고 살아가던 역할. 남편에게 더 이상 이성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하다가 수현을 만나면서 자신의 여성성을 다시금 느끼며 파격적으로 변신하는 캐릭터인만큼,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에는 탱고와 살사 같은 다양한 라틴 음악들이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추상미의 테마곡인 ‘Irresistible Love’는 수현의 매력에 빠져드는 진영의 마음을 때론 잔잔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표현하며 OST에서 가장 돋보인다.

자유분방한 재즈보컬 미영은 재즈!

미영은 극중 재즈바에서 노래를 부르며, 자신을 표현하는데 익숙한 인물. 김효진은 영화 속에서 직접 재즈 스탠다드 곡들인 ‘Bei Mir Bist Du Schon(그대 이미 내 곁에)’과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을 직접 불러 뛰어난 가창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녀가 직접 부른 상기 곡들은 영화의 홈페이지(www.nu9na.com)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

또한,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미영에게 차이는 남자친구 상일 역을 맡은 탁재훈이 직접 부른 ‘Come Rain or Come Shine’도 OST의 센티멘탈한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탁재훈의 걸쭉한 목소리가 일품은 이 곡은 극중에서 위태위태한 상일의 감정을 감미롭게 표현해 주었다. 이외에도 영화의 테마곡인 ‘Everybody Has Secret’은 영화 엔딩 타이틀에 삽입된 곡으로 록 버전과 보사노바 버전으로 편곡된 영화의 타이틀 음악이다.

자료제공:올댓시네마


댓글 '1'

달맞이꽃

2004.08.17 07:37:28

또 보구 또 봐도 선영이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들어요 .
어제도 엄청 웃고 왔습니다 ^^
비비안님 ....날이 선선하니 이젠 살것 같지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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