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 공영TV인 NHK가 1억엔(약 11억원)의 수입을 올려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NHK는 지난 27일 2003년도 결산을 해 아소 타로(麻生太郎) 총무장관에게 제출했다.

이 결산안에 따르면 일반 기업의 매상액에 해당하는 사업수입분야에서 NHK는 수입을 전년 대비 0.7%인 6693억엔(약 6조 7000억원)을 더 올렸다.

그러나, 주력사업인 수신료수입은 6478억엔(약 6조 5000억원)을 올려 그쳐 지난해보다 0.8% 늘리는데 그쳤다.

우리의 KBS가 전기료에 시청료를 포함해 일괄징수하는 것과는 달리 NHK는 가가호호를 방문, 시청료를 받고 있지만 다른 민영TV에 비해 따분한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람들이 시청료 지불을 거부하고 있다.

NHK가 올린 69억엔(약 700억원) 가운데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의 로고사용권, 일본어판 DVD 판매와 판권수입이 1억엔을 차지해 역대 NHK가 배포한 외국 영상물수입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NHK는 이미 겨울연가 돌풍을 이용, 한국어교재로 겨울연가 대본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2일 북·일 정상회담을 통해 귀환한 일본인들이 ‘겨울연가’를 보면서 정신적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랍 일본인인 하스이케 가오루는 “북한에서 돌아온 딸(22)과 아들(19)이 겨울연가를 통해 일본에서 펼쳐갈 제2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겨울연가’는 친숙한 한국문화와 낯선 일본어를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정서적으로 가까운 한국의 드라마를 보면서 안정을 취하는 동시에 자막으로 흘러나오는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다.

하스이케씨는 “자녀들이 20편이나 되는 겨울연가 비디오를 아주 흥미있게 봤다”며 “일본어를 한마디도 못했는데 비디오를 보면서 인사말 등 간단한 표현은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랍자인 지무라 야스시도 “세 자녀에게 겨울연가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

[노컷뉴스 2004-05-28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