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와 송주는 왜 불평하지 않을까... 난 그게 이상했다.
그들이야말로 지금 이 상황에
가장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사람들이 아닐까...
송주는 5년만에 겨우 되찾은 여자가 다시
떠나는 거니까...
정서는 5년만에 알아본 송주 곁에서 다시 떠나가야 하니까...
하지만 그들은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는다.
왜 또 자신들에게만 이런 불행이 닥치는 거냐고
말하지도 않는다.
처음에 심하게 힘들어했던 정서는 눈 앞이 안보여도 송주가 옆에 있다는
이유로 안정되가고 있고
송주 또한 그녀와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그들 둘 다 자포자기하기는커녕 더 힘내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듯이 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신은 그들에게서 사랑할 시간을 빼앗아갔지만
그들은 앞으로 함께 하지 못할 시간을 만끽하려는 듯이
서로에게 더 몰두하고 있다.
서로에게 200푸로 올인한 그들 앞에서는
시퍼런 저주조차 핑크빛 행복으로 바뀌어버리는 것 같다.
이런 그들을 보면서 난 가슴이 아프지만
더 이상 불평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그들에게는 차고 넘치는
행복이 될 수 있다면...
나도 그들을 보면서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