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앙상하게 우뚝 서있는 나무조차도
그녀의 마음을 움추리게한다.
살끝의 촉감은 커녕 그녀의 존재의식까지 멍하게 만드는 이 추위는
단순히 날씨에서만 오는 느낌은 아닐것이다.
이런 추운 계절이 찾아오면
그녀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누군가에게 그녀의 슬픔과 고민을 이야기하며
해답을 얻지 못한다해도..말이다.
그러다가,
그녀의 눈물이 그의 볼에 닿는 순간...
더 이상 그때까지의 고민은 서서히 사라진다.
그 사람의 존재에 감사하며
결국 지금 맞서고 있던 문제는
현실에 스쳐지나가는 한개의 아픈 화살일뿐,
지금 느끼는 사랑의 의미란
너무도 거대하고 웅장한것이 된다.
순간,
오히려 이런 난관을 통해서
그들간의 사랑을 확인시켜준 신께도 감사를 드린다.
아무도 그들의 사랑을 깰 수 없다며
그 어떠한 위기가 그들 앞에 닥치더라도
그들 사랑의 불멸성을 행복에 흐느끼며 약속한다.
그렇게 그들은 살아간다.
또 다른 화살이 달려들어도
용감히 서로 막아주며,
서로에게 방패가 되어주며
심지어는 그녀에게 날아든 화살을 그가 대신 맞아주기도 한다.
그러다가...
신은 그녀에게 견딜 수 없는
막을 수 없는 커다란 화살을 던진다.
그들이 특별한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다.
그들의 사랑이 유달리 특이해서도 아니었다...
또한 어떠한 시험도, 그 사랑을 깨기 위한 신의 질투도 아니었다.
그들은 오늘 존재하는 그들만의 사랑을 할 뿐이었다.
신이던진 그 화살은...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한번쯤, 두번쯤 아니면 가끔 찾아오는
그런 시련들이었다.
어떤 사람은 어제, 그 뒷 사람은 지금...
그리고 방금 스쳐지나가는 옆 사람은 내일이면 맞을 그런 시련들...
그녀에게 그 화살은 쏜살같이 달려든다...
그가 막으려 달려들지만.....
그녀는 안다... 이대로 놔두면 그는 사라지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위해 다음세상을 기약한다.
그들의 사랑은 영원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녀와 그는 손을 꼭 잡고 눈을 감아 버린다...
결국...
그 '현실'이라는 화살에
그들의 사랑은 순간 재포장되어
현실과 타협된다...
그리고...세월이 흐른다.
어느 날,
그녀는 친구에게 그 사랑 이야기를 한다...
그냥 그렇게 된거라고...
너무나도...
저와..당신과...여러분들 한번쯤 있었을 이야기랑 비슷하지 않은지...
사랑의 시작같이 설레이고 고귀한 느낌은 없죠...
현실에 밀리지 않는 사랑하기가 힘이 든거죠....
항상...
사랑을 키우다가 현실에 잃어버리고 기억하는 사랑...그렇게 아픈 사랑
이제 제게 찾아오는 사랑이 있다면,
저는 현실까지 떠밀어버리는 사랑할겁니다.
결국 제 모든것을 버릴 수 있는 사랑만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겠지요....
이거 깨닫는데...
현실적으로 느끼는데...
바보같이 아주 오래걸렸답니다.
아주 바보같이...
누구나 자신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누군가를 향한 사랑이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힘으로 나 자신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