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하지 않도록... / 김 면 수 詩
우리 잊혀지는 날들로
더는 슬퍼하지 않도록 합시다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그 절박한 순간이야
왜 모르겠습니까 마는
없는 잠 몰아 베갯잇 흠뻑 젖셔도
아침이면 아무일 없는 듯 숨겨야 하는
끝없는 외로움 그 슬픔 왜 모르겠습니까 마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 아는데도
밤새 끄적이는 글 무덤 옮기고 지우고
그런 우울한 날들이야 왜 모르겠습니까 마는
걸어도 수 많은 풍경을 느끼지 못하고
잔가지 아련함으로 눈시울 붉어지고 마는
그 사연이야 왜 모르겠습니까 마는
날마다 죽고 싶은 마음
그래서 어디라도 훌쩍 떠나야만
다시 살 것 같은 그 쓸쓸함
왜 모르겠습니까 마는 사랑하는데도
헤어짐 아니고는 어쩔 수 없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이제는 저 푸른 나무처럼
곧게 뿌리 둘 수 있도록 있도록
우리 가슴 그대로 보내주도록 합시다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전할 수 없고
슬픈 사연 하나 전하지 못해도
살면서 할 말 다하고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 세상엔 많은데...
우리 사랑도 믿기 어려울 만큼 힘들지만
이제는 정말 아무일 없이 잊어도 살아갈 수 있게
잊혀지는 날들로 더는 눈물 보이지 않도록
부디 그러기로 합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