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기 넘치는 말투-깻잎머리, 청순미 버리고 말괄량이 변신
안성기와 세번째 만남…"관객들 예쁘게 봐주세요"
새침떼기인줄 알았는데, 명랑 쾌활 솔직하다.
"참 재미있었어요." '피아노 치는 대통령'(감독 전만배)의 최지우. 산뜻한 흥행 출발때문일까. 표정엔 '자신감+여유'가 가득하다. 99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안방극장 활동에만 주력했던 최지우가 지난 6일 개봉된 로맨틱 코미디 '피아노 치는 대통령'으로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를 했다.
극중 역할은 홀아비 대통령(안성기)과 사랑에 빠지는 '채은수'역. TV에선 청순가련형의 대명사로 통했는데,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장난기 넘치는 말투는 기본이다. 일명 '깻잎머리'를 하고 껌을 씹으며 불량소녀처럼 분장을 하기도 했다. 제대로 망가진 셈이다.
"감독님이 한톤 높여서 연기를 하라고 요구하셨어요. 처음엔 너무 오버하는 것 같아서 부담스럽기만 했는데, 차츰 은수의 캐릭터가 몸에 붙더라구요."
안성기와는 96년 영화 '박봉곤 가출사건', 99년 '인정 사정 볼 것 없다'에 이어 세번째 스크린 만남. 그러나 앞선 두 작품 모두 파트너는 아니였고, 이번에 처음으로 본격 호흡을 맞춘 것. 처음엔 '하늘같은 선배'라 조심스럽기만 했다.
<--'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 상큼한 멜로 영화의 주인공으로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최지우. <김경민 기자 kyungmin@>
"금방 편해지더라구요. 한마디로 젠틀맨이시거든요. 촬영 시작 30분전에 현장에 도착하시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죠."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이었을까. '옷'을 바꿔입은 그녀의 모습에서 어색함을 찾아볼 수 없다.
"열심히 했어요. 물론 부족한 점도 많이 보이지만 관객들이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극중 학생들이 이물질을 넣은 음료수로 담임선생님을 골탕먹이는 장면을 찍을 때는 실제로 식초를 넣은 사이다를 원샷하기도 했다는 최지우. "이제 연기에 맛을 알겠다"는 그녀에게 시나리오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후속작도 충무로에서 고를 예정이란다. < 전상희 기자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