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일이 쓸쓸해 질때

조회 수 3225 2002.10.01 18:17:03
토토로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어느 날,


마음 한가득 바람이 일어


낙엽 지는 거리로 나서면


벌거벗은 채 온 몸을 던져


습한 대지 위에 드러눕는


나뭇잎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이따금,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나


누군가와 마음을 터 놓고


한동안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땅 위에 처연하게 나뒹구는 나뭇잎을 보며


고독한 가슴을 쓸어보리라


빛 바랜 낙엽은 말이 없어도


서로를 부둥켜안고


가만 가만히


귓속말로 유전遺傳을 전해 주는 걸


마음으로 깨달아 알 수 있으리라


한 생을 살다 문드러진 몸


그대로 누워 흙으로 돌아가는 날


나뭇잎은 삶을 이루었다 말하니


이따금,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낙엽 지는 거리로 나서면


다음 세대를 위해 빈자리 마련하는


나뭇잎 하나를 만날 수 있다





- 유 인 숙 - 

 
사랑해요
목록
수정 삭제

댓글 '2'

sunny지우

2002.10.01 22:21:10

토토로 ! 한달만인 것 같구나. 유인숙님의 시에서 낙엽처럼 자신이 태어난 삶의 의미를 다할때 , 그것이 아무리 하찮은 삶일지라도..값진 것일거야. 토토로 늘 게시판의 풍성함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너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가을을 풍요롭게 보내길...

세실

2002.10.02 08:34:23

써니지우님 오랫만^^ 가을은 역시나 사색의 계절인듯...시도 노래도 그림도 참 좋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19108 그냥왔어염~ [5] ◎디폴트◎ 2003-07-22 3143
19107 운영자님질문요 [3] 햇살 2003-07-22 3275
19106 뮤직비디오의 `어제와 오늘` 한눈에[스포츠투데이] [2] 눈팅팬 2003-07-22 3123
19105 비도오공~좋네용~!! [6] ⓔ뿐어키 2003-07-22 3207
19104 그리운 겨울연가의 유진 [9] 코스 2003-07-23 3161
19103 유진과 준상의 연가... [9] 꿈꾸는요셉 2003-07-23 3196
19102 그립다는 것은 [4] 비비안리 2003-07-23 3128
19101 여름향기와 겨울연가의 차이점 [1] 마르시안 2003-07-23 3211
19100 옥탑방 고양이를 다른 모습으로 찾아왔어용~~^^ [2] 자유의여신 2003-07-23 3125
19099 한국 드라마에 대한 세계인들의 평-한류 카페 펌 [3] 자유의여신 2003-07-23 3292
19098 지우씨에게 [2] 눈팅팬 2003-07-23 3127
19097 「冬のソナタ」本＆ＯＳＴが...(카도맨펌) [2] 팬 2003-07-23 3135
목록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