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라는 이름을 가진이여/[펌글] 당신이 10년전 나를 당신의 아내라는 이름을 가지게 만들었던 그날이후로 단 한번, 단 한순간이라도 행복하도록 만들어준 적 있나요? 돈을 엄청 많이 벌어다줘서 돈독이 오르게 해준적이 있나요? 너무너무 다정하게 대해줘서 닭살이 올라 대패질을 하게 해준적이 있나요? 그도 저도 아니면 밤에 힘이나 팍팍! 써써 심장마비로 응급실 실려가게 해줘본 적 있나요? 집이랍시고 으리번쩍한데 살게해줘서 천날만날 그 넓은 집구석 청소하고 허리뻐근하게 해줘본적 있나요? 자신없으면 처가집에나 알랑방귀 뿡뿡~껴 장인장모 사랑이나 받았나요? 땀 삐질 흘려가며 된장찌게에다 김치볶음에다 저녁밥상 다리부러지게 차려주면 입다물고 반찬타박 안하고 주는대로 먹기를 했나요? 나 살쪘다고 헬스 클럽 티켓이나 한장 끊어줘봤나요? 나 술마시고 싶을때 하다못해 참이슬한병이라도 사들고 손가락빨며 같이 마시자고 닭살떨기를 해봤나요? 썰렁한 삼행시나 유머하나 건져서 낄낄대며 알려줄때 아무생각없이 그저 편하게 웃어주길했나요? 허구헌날 댕기던 국내외출장 다녀올때 흔한 선물하나 던져줘봤나요? 각종 기념일에 하다못해 장미꽃 한송이라도 침대 옆에 놓아두길 했나요? 상가집가서 밤샘하며 고스톱쳐서 잃었는지 땄는지 보고까지는 안바래도 그나마 돈땃다고 짱깨라도 하나 시켜주며 미안한 마음표현하기나 했나요? 시집식구 대가족이랑 같이 부대끼고 사는 마누라 고생한다고 어깨나 토닥여줘 봤나요? 오늘 아침에 당신의 엄마 아빠한테 문안인사 제대로 안했다고 성질부리고 나가면서 그러는 당신은 우리 엄마 아빠한테 먼저 안부전화나 한번 해본적 있냐말입니다! 명절이나 생신때 당신네집엔 온갖 비싼선물 바리바리 싸들고 봉투가 찢어지게 배추이파리 집어넣고 나는 며칠을 허리도 못펴고 찌짐 부치느라 노력봉사할때 처가집에다 꽁치 대가리라도 보내며 당신 막내딸 우리집 하녀로 부리게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라도 했나요? 명절되면 괜히 우리 엄마 아빠가 절로 생각이 납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당신에게 맘속에 담아있는 날들의 기억을 담으며 다가오는 추석 명절에도 혼자만의 독백을 그려넣으면서 한잔의 술로 어릴적 당신의 자상한 모습들을 생각해보는 날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