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입학식

조회 수 3109 2002.05.07 10:03:56
바다보물
엄마처럼 되지 말라고
엄마처럼 키가 작아서는 안된다고 간절히 기도하면서
나보다 열 배는 키가 큰
딸의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예쁘지는 않지만 화장  곱게하고
맵시 없는 몽당치마라도 차려입고
딸의 대학 입학식날
그날은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내 작은 키 때문에
다른 사람들 틈에서 딸을 볼수  없으면
내가 살아온 아픔의 키만큼 높은곳으로 올라가
예쁜 딸을 한없이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에게 키가 작다고 놀림을 받을 때마다
나는 부모님을 원망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다 커버린 딸에게
정작 내가 원망스러운 에미가 되어버려습니다

언젠가는 딸의 손을 잡고 말할 겁니다
창피함보다는 아픔때문에
엄마에게 큰 소리한번 치지 못하는 마음 착한 딸에게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조용히 말할겁니다
               -연탄길 2에서-

내일은 어버이날입니다
누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자식을 천명을 낳아 길러도 내  부모의 마음을 반도 알지 못할거라고....
내 자식들도 천명의 자식을 낳아 길러도 내마음 반밖에 알지 못하겠죠
내가 내부모님의 마음을 반도 모르는 것처럼요
오늘 엄마가 매일처럼 전화를 하시기 전에 제가 먼저 전화를 할까 합니다


               -한스밴드 어머니의 일기-

댓글 '6'

정아^^

2002.05.07 11:43:30

언니~~ 좋은글 감사해요~ 요새 제가 힘들다보니 부모님께 잘 못한거 같아서 맘이 아푸네요~ 어버이날이라서가 아니라 평소에 잘해드려야 하는데.... 오늘부터라두 잘해드려야 할텐데...... 보물언니 좋은하루되세요~~ 그리구 해진이에게 효도 받으세여....ㅋㅋ

새벽사랑

2002.05.07 11:48:13

반성...꾸벅...저두 엄마 한테 참 못되게 굴어여,,상처주고 후회하구...꾸벅..

앨리럽지우

2002.05.07 14:46:34

언니~ 낼 어버이날인데.. 음.. 다시 가슴깊이 새기게 되는.. 얘기예여^^

삐노

2002.05.07 22:52:56

그래요..삐노도 되새깁니다...

김문형

2002.05.08 00:18:00

보물님. 효도란 무엇이닞... 결혼안하신분들 지금 마니마니 효도하세요. 지나고 보면 후회한답니다. 울 가족 즐겁게 지내자구요.

하얀사랑

2002.05.08 08:25:05

문희언니~이런~ 어제 본다고 하고 깜빡하고 오늘 아침에 읽네요...문희언니~ 눈물나네요..정말 엄마, 아빠 넘 감사하구요ㅡ문희언니~두 좋은 엄마되실꺼에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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