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남자

“4년 동안 사랑했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지금은 3년째 솔로예요”

드라마 ‘겨울 연가’가 뒤늦게 겨울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준상(배용준 분)만을 향한 유진(최지우 분)곁에서 안타까운 외사랑을 하는 상혁 역으로 차분한 연기를 선보이는 참한 남자 박용하. 그가 말하는 지나간 사랑, 기다리는 사랑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배용준, 최지우와 이루는 삼각 관계

“제가 상혁이라면 좀 달랐을 거예요”

혼자 하는 사랑은 가슴 아프다. 그것이 비록 드라마 속 허구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상혁이를 생각하면 제 가슴도 아프죠. 제 분신이나 마찬가지니까요. 하지만 제가 욕을 먹어야 용준이 형이랑 지우 누나가 하는 사랑이 더 예뻐 보일 수 있잖아요. 연기자는 늘 대본한테 질 수밖에 없으니까, 카메라 슛 들어가면 박용하는 없어지고 상혁이만 남는 거죠.”

용평과 서울을 오가며 연일 이어지는 밤샘 촬영 탓인지, 약속 장소에 나타난 박용하(26)는 다소 초췌해 보였다. 부잣집 막내 도련님 같은 곱상한 외모지만 꾸밈없고 수수한 모습이, 초면에도 부담 없고 편안하다.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몇 시간이고 촬영이 이어지기 때문에 감독이고 배우고 할 것 없이 꾸벅꾸벅 졸기 일쑤. 거의 온종일 붙어있다시피 하니 배우들 사이에 끈끈한 정도 깊다. 배용준과는 같은 기획사 소속이라 원래부터 친분이 있었고, 최지우, 이혜은, 류승수와는 모두 처음 만났다. 박솔미는 알고 보니 서일대학 동기 동창. 서로 힘들 땐 같이 울어주기도 하고, 남자들끼리는 사우나에서 홀딱 벗고 장난도 곧잘 친다.

“연기에 푹 빠져 있다 보면 어느 순간 제가 상혁이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땐 지우 누나 얼굴만 봐도 가슴이 막 아파오고 눈물이 나려고 해요. 내가 상혁이라면 그렇게 집착하는 사랑을 하지는 않을 텐데… 안타깝죠. 그 두 사람이 버젓이 내 앞에서 함께 있고, 심지어 사랑한다고까지 말하는데, 저라면 그냥 보내주겠어요. 그건 이미 상대에 대한 믿음의 한계선을 넘어섰다는 뜻이니까요. 그게 극중 상혁과 저의 다른 점이에요. 사랑할 때 여자를 한없이 아껴주는 처음의 모습은 저와 많이 닮았지만.”

올해로 연기 경력 9년차.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 친구의 소개로 우연찮게 ‘테마게임’에 출연했던 것이 인연이 돼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그때까지 탤런트가 되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사랑이 꽃피는 교실’이라는 청소년 드라마에 본격적으로 출연하면서 탤런트 송채환의 충고로 연극 무대에도 섰다. 연극영화과로 진학할 결심을 하게 된 것도 바로 그때.

대학에 입학하고 난 뒤엔 학교 다니면서 드라마 촬영하랴, 연극하랴, 게다가 연애까지 하느라고 하루 스물네 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쁘게 지냈다. 중학교 때 한 번, 고등학교 때 한 번 여자친구를 사귄 경험이 있긴 했지만 소위 ‘연애’라고 말할 수 있는 만남은 대학 1학년 때 만난 같은 과 동갑내기 친구가 현재까지 유일무이하다.

“4년 동안 한 사람만 사랑했어요. 그 친구와 저를 잘 아는 친구들은 그 친구와 제가 얼마나 예쁘게 사랑했는지 잘 알죠.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 애와 함께 갔던 속초, 동해 바다 일대가 지도처럼 펼쳐져요. 오래 만나서 그런지, 영화처럼 아름다운 추억들이 곳곳에 참 많이 남아 있어요. 그애와 헤어진 후 생각한 게 하나 있다면, 여자에겐 너무 무조건적으로 잘 해주면 안되겠다는 거예요. 보고싶을 때마다 전화해서 보고싶다고 말한다면 상대는 언젠가부터 내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죠. 다른 누군가를 또 만난다면 아마 전 같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가끔 외로울 땐 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아껴주고 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곤 하죠.”

대학 동기 동창과 4년 동안 열애

“가정적이고, 표정 밝은 여자가 좋아요”

스타급은 아니지만 꾸준히 인기를 얻어가던 그는 98년 히트 드라마 ‘보고 또 보고’에 출연하면서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광고도 찍고, 쇼 프로그램의 MC도 했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편입한 것도 그 해였다. 여자 친구와의 갈등 요인은 곳곳에서 터졌고, 결국 이별할 수밖에 없었다. 떠나겠다는 그녀를 붙잡고 보내줄 수 없다고 매달려도 봤지만 소용없었다. 한 석 달 폐인처럼 지내고 난 뒤 연기에 전념했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만난 그녀가 후회한다고 말했을 때 속으론 뛸 듯이 기뻤지만, 이미 믿음이 무너졌기에 그저 친구로 지내자고 했다. 한동안 친구처럼 지내다가 지금은 연락이 끊어진 상태.

“제가 앞으로 만나게 될 여자는 무엇보다 가정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자기 일이 있지만 가정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오. 그게 무슨 요리 잘하고, 빨래 잘하고 그런 걸 말하는 건 물론 아니에요. 가끔 지창이 형네 집에 놀러가면 연수 누나의 모습이 얼마나 좋아보이는지 몰라요. 저도 언젠가 가정을 꾸리게 된다면 그렇게 살고 싶을 정도로. 그리고 외모보다는 표정을 먼저 보는 편이에요. 섹시한 느낌의 여성보다는 맑고 순수한 느낌의 여자를 좋아해요. 이영애씨나 최지우 누나 같은. 지우 누나는 이번 드라마에서 처음 알게 됐는데, 새침떼기 같은 외모와는 달리 맏딸처럼 야무진 여자예요. 촬영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 줄도 알고.”

이상형의 여성과 연기하다 보면 동료 이상의 감정이 생길 법도 하지 않냐고 물었다. 연기는 연기일 뿐이라는 뻔한 대답을 예상했지만 되돌아온 건 의외의 대답.

“그럼요. 연기자도 사람이고 게다가 선남선녀들이잖아요.(하하) 전에 김현주씨랑 영화 찍을 때, 저 한동안 속으로 혼자 좋아했잖아요. 그때 현주는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더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촬영한 작품마다 다 그랬어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서로 몇 시간씩 얼굴 마주보고 있다 보면 저절로 호감이 생기게 돼요. 다만 자제를 하는 거죠. 만일 그 마음이 자제되지 않는 상대가 있다면 그건 운명이겠죠, 뭐. 지금까진 물론 한 번도 없었지만요.”

귀여운 막내아들, 순수한 청년, 지적인 엘리트… 지금까지 보여줬던 그의 모습엔 일정한 패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앞으로 보여줄 모습이 더 많다”던 그의 말에는 바로 그런 자기 반성이 포함돼 있다. 폭발적인 인기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은근하고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던 그는 또한 반짝 스타와는 영 거리가 멀다. 20~30년이 넘도록 ‘롱런’하고 있는 몇 몇 중견 연기자들이 그랬듯이 말이다.

“사람들의 입에 가볍게 오르내리는 연예인이 되지는 말자는 것이 제 신조예요. 신중한 모습으로 연기의 폭 넓혀 가는 연기자가 되겠습니다.”

□ 글 / 박연정 기자 □ 사진 / 황정옥  ----- <레이디경향 3월호>

바이올렛 순백지우님께서 올리신글 업어왔습니다...감사해요

댓글 '5'

운영1 아린

2002.03.27 21:15:22

괜찮은 배우네요...용하님 분명 연기력으로 인정받으시리라 믿습니다...또한 지우의 맑은모습을 얘기해주니 넘 좋네요...

사브리나

2002.03.27 21:26:33

용하씨....보는 눈 있네그려... 다 맞다눈....

카라

2002.03.27 21:35:01

지운 외유내강형이 맞나 보네여..같이 일한 사람들한테서 이런 이미지를 심어줄수 있는 지우가 부럽기 까지 하네여..근데 용하 넘 괜챦은 남자네여 전 보면서 얼굴형이 지우랑 많이 닮은듯한 느낌이 들어서 꼭 오누이 같더만~~음 이제부터 관심가져볼까나?

하얀사랑

2002.03.27 23:25:03

용하님~~ 솔직하고 멋진 분이시네요... 꼬옥 잘 되실 거에요..*^_^*

프리티 지우

2002.03.28 06:43:41

전 박용하씨(??) 보고또보고때부터..좋았어요..할머니들이 좋아하실 타입..ㅋㅋㅋ 암튼..그때도 멋있었고..이번..겨울연가도참 멋있었습니다..좋은 남자..멋진 남자..박용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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