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루 살로메'의 자전소설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가> 中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는
     삶의 거센 투쟁과 수많은 괴로움 끝에
     비로소 한 조각 하늘을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하게 되고,
     그제서야 거기로부터 그의 생활에
     한 줄기 밝은 빛이 비쳐들게 되는 것이다.
     그때가 되어야 그는 일상생활의 먼지 속에 파묻혀 있으면서도
     그 쟁취한 바 자유로운 에테르의 높이에
     항상 주목하고 있을 수가 있다.
     마음에 뜨거운 감동과 박력을 지니고
     인생과 용감하게 싸우는 자에게는 누구에게나
     이런 푸른 하늘의 한 구석이 열리기 마련이다.

  '루 살로메'를 칭송하는 상투어가 있습니다. '마력과도 같은 영혼과 아름다운 육체를 가진 여자'가 그것입니다. 그런 살로메가 가장 추구했던 인간상이 바로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였습니다. 그것은 거저 오는 것이 아니라 거센 투쟁과 수많은 괴로움 끝에 얻는 것이라고 살로메는 주장합니다. 그러면서도 거센 투쟁과 수많은 괴로움 그 자체만으로 정신의 자유를 획득하는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마음의 뜨거운 감동과 박력'을 필수조건으로 제시해 놓고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자기 연단을 통해 한 조각 푸른 하늘을 가질 수도 있고 못 가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자기 연단을 통해 한 조각 푸른 하늘을 가질 수 있는 영혼이 되는 염원念願을 가져 봅니다.
  물론 여기에 오시는 '지우'님과 여러분도 같이 말입니다.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中에 보면 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자유로운 사람이란
     제멋대로 구는 오만스러움 없이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현상을 믿고 사는 사람이다. 즉, 너와 나는
     사실적 이중성으로 맺어진 현실적 결합임을 인정한다는 말이다.
     숙명을 믿으며 숙명이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긍정하는 사람이다.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일까. 끊임없이 자유를 추구하는 존재는 아닐까. 그렇다면 그 자유를 얻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런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본 분이라면 '마르틴 부버'의 말은 한 가닥 좋은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만을 버리고 사랑할 줄 아는 마음', 이는 자기를 낮춘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말일 것입니다. 결국 인간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은 자신을 낮추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자유롭기 위해 자신을 낮추어야겠습니다.

  낮에 점심을 먹고 신문을 뒤적이다가 어쩌다 부음訃音란이 적힌 페이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세네카'의 <루실리오에게 보내는 편지>中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장수를 누리는 데 급급하지 말고
     만족스럽게 사는 데 마음을 쏟아야 한다.
     수명은 운에 따르는 것이지만
     만족스러운 삶은 제 마음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충만된 삶은 장수와 같은 의미이며,
     영혼이 스스로의 선함을 되찾아
     자신을 다스리는 힘을 가지고 있을 때
     충만된 삶을 이루는 것이다.

  무턱대고 오래 사는 것보다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어록語錄일 것입니다. 충만한 삶이 곧 장수長壽이고, 충만한 삶은 자신을 다스리는 힘이 있을 때 가능하다는 '가르침'은 새로운 깨달음을 저에게 줍니다. 그렇다면 결국 모든 문제는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충만된 삶'이라 하니 또 생각나는 구절이 있습니다.
  '박인식'의 <사람의 산>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우리는 클라이밍 중에
     자일 파트너와 언어를 초월한 얘기를 나눌 때가 있다.
     이런 이심전심의 경지를 느낄 때 우리는 가장 충만해진다.
     생의 희비극이 관점 차이이듯
     오르막과 내리막은 클라이머의 위치 차이이다.

  클라이머(바위를 타는 사람)들은 자일을 핏줄이라고 합니다. 서로의 허리와 허리를 묶고 가파른 절벽을 오르다 한 사람이 슬립(미끄러짐)을 먹게 되면, 다른 한 명이 얼른 뛰어내려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찰나의 순간, 반사적으로 몸을 던지는 것입니다. 그 절박한 순간에 어떻게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언어를 초월한 무언無言의 대화, 생명生命의 대화인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클라이밍 도중이 아니더라도 이런 이심전심의 대화를 나누어 본 경험들이 더러 있을 것입니다.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되면 상대방에 대한 소중함을 뼛속 깊이 느끼게 되고, 아울러 인생의 충만감을 맛보게 됩니다.
  전 '프리보드'에서 우리가 아끼는 분이 슬립을 먹게 되었을 때, 다른 한 분이 얼른 뛰어내려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언어를 초월한 무언無言의 대화, 생명生命의 대화를 자주 나누었으면 합니다.

  '귓전에 속삭이는 은빛 비둘기였으면'이라는 제목의 시詩가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이 '스타지우'에 오시는 모든 이들에게 은빛 비둘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밤공기가 의외로 차갑습니다.
  건강 주의하시고... 편한 밤 되셨으면 합니다.

     바라보고 싶은 곳에
     늘 그대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허무한 삶의 향기 때문에
     큰 숨을 내어 쉴 때
     그대는 가슴 꼭 끌어안아
     평온을 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손 내밀어도 닿지 않는 허전함을 지우고
     내 작은 손 잡아주는
     따뜻한 나의 믿음이었으면 좋겠다.

     바람으로 날아와
     내 귓전에 속삭이는
     은빛 비둘기였으면 좋겠다


댓글 '4'

하얀사랑

2002.03.27 00:17:59

토미님 오늘두 좋은 글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_^*

순수지우

2002.03.27 09:05:53

와.. 토미님은 어떻해 이런 좋은 책과 글들을 알고계실까..너무 부러워여~*^^*

세실

2002.03.27 09:11:06

항상 좋은 글을 그냥 앉아서 클릭한번으로 읽는다는게 미안해집니다. 토미님 곁에도 은빛 비둘기 한마리가 같이 있었음하는 바램입니다.

운영2 현주

2002.03.27 11:07:27

은빛비둘기라.................흑흑...... 내가 누군가에세 은빛비둘기가 되기엔 너무 모자른 사람이네요..흑흑... 그래두 열심히 노력할랍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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