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써 본 글...

조회 수 3121 2002.03.18 22:51:48
토미
  낮에 법원法院에 갔다 와서 집에 오기 전까지 사무실에서 읽은 책이 있습니다.
  제목은 '탐구자들 - 진리를 추구한 사람들의 위대한 역사'이며, 원제는 'The Seekers: the Story of Man's Continuing Quest to Understand His World'입니다.
  '세종서적'에서 출간出刊되었고, 저자著者는 '대니얼 J. 부어스틴'이라는 미국인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역사학자歷史學者이며 교육자敎育者이고 저술가著述家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 잠깐 소개하자면...

  <발견자들>, <창조자들>에 이어 다니엘 부어스틴의 서양지성사 3부작의 완결편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모세부터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그리고 현대의 앙드레 말로와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위대한 철학자와 사상가, 종교 지도자와 과학자들이 행한 '탐구 행위'를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을 결속시키고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고 유지시키는 것은 바로 탐구하는 행위 그 자체"라고 말하는 저자는 세 시기로 나누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진리에 이르기 위한 탐구 행위를 통해 서양지성사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천상의 신이나 우리 내부에 있는 이성으로부터 진리를 추구하던 히브리 예언자들과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시대이고, 두 번째는 '경험'이라는 탐구방식의 획기적인 전환을 통해 근대적인 공동체에 대한 탐구가 이뤄진 시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시기에 이르러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다양해진 경험이 새로운 것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등장한 미래지향적인 사회과학의 시대는 사람들에게 통제의 범위와 한계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제시했고, 이러한 현상들은 탐구자들로 하여금 '마음놓고' 회의懷疑에 빠질 수 있는 영역을 찾도록 자극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바깥 저 어딘가에 이 거대한 세계가 있다. 그것은 우리 인간들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거대하고 영원한 수수께끼처럼, 그러나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조사와 사유를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우리 앞에 서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이 책은 서구 사상을 이끌어 온 사람들의 탐구 행위와 그 무한한 가능성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본문 중 일부를 소개하자면... 좋아하는 '아리스토텔레스'에 관련된 글을 적습니다.

  본문 112∼114쪽.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성을 알리기 시작한 장본인은 다름 아닌 안드로니코스였다. 기원전 40년경 그는 아리스트텔레스의 저작들을 순서대로 배열했는데, 지금도 바로 그 순서대로 남아 있고 나중의 목록들도 그 순서에 의존하고 있다. 그는 그 저작들에 관한 논문을 썼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애에 관한 글을 썼으며, 아리스토텔레스 유언장의 필사본도 만들었다.

  플루타르크의 기록에 의하면, 안드로니코스 이전의 "초기 소요학파 사람들은 분명히 영리하고 학구적인 사람들이긴 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와 테오프라스토스의 저작들을 광범위하거나 정밀하게 알고 있지는 못하였다." 안드로니코스는 자기도 모르게 기독교적인 유럽의 철학적, 학문적 어휘에 뼈대를 부여한 셈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저작들의 운명은 또한 그의 탐구 방식과 플라톤의 탐구 방식간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플라톤의 방식은 친구와 제자들로 구성된 소집단들을 통해 유지되었으므로, 플라톤 자신이 써서 아카데미에서 낭독한 대화편들은 곧바로 차곡차곡 수집되었고,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쉽게 발휘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력은 사후 300년이 지나, 마침내 그의 저술들의 판본이 활용가능해질 때까지 중단되었다. 혹은 그때까지는 제대로 시작되지도 못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 모른다. 종교적 길드의 격식을 갖춰 조직된 플라톤의 아카데미는 모든 청중들에게 미치는 위대한 정신의 숨결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유산은 -세계와 인간 경험에 속하는 사실들의 원인들을 설명함으로써 축적해 가는 -현대 학문의 길을 규정짓는 일련의 '앎'이었다.

  그렇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유산은 위대한 시적 재능은 가진 카리스마적 인물이 아니라, 오히려 일생에 걸친 학문적 관찰의 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들이 안드로니코스에 의해 발견되기 전까지 그의 사상들이 왜곡될 기회들은 수세기에 걸쳐 상존하고 있었다. 따라서 플라톤이 중단 없는 전통의 유지였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일년의 르네상스(부활)였다.

  마케도니아의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기원전 323년 여름,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에 있었다. 당시 알렉산더는 겨우 32세였으므로, 많은 사람들은 그가 죽었을 리 없다며 의심하였다. 이 사건은 또한 마케도니아 수비대를 지휘하던 아리스토텔레스의 후원자 안티파테르를 향해 아테네 민회가 전쟁을 선포하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안티파테르의 친구였던 마케도니아 출신의 천재 아리스토텔레스가 경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었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예의 그 "불경"하다는 죄목으로 고발된 또 하나의 희생자가 되었다.

  날조된 고발 내용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오랜 후원자인 친 마케도니아 성향의 헤르미아스를 마치 신神인것처럼 찬양하는 노래를 썼다는 비난에 기초하고 있었다. 그는 아테네인들이 "철학에 대해 두 번 다시 죄짓는 일"을 막기 위해 마케도니아의 본거지인 칼키스로 도망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322년 칼키스에서 63세의 나이로 죽었다. 그의 유언에는 그의 가족을 위한, 그리고 몇몇 노예를 자유롭게 해주기 위한 사려 깊은 조항들이 담겨져 있었다.

  버트런드 러셀이 고찰한 바에 따르면,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영감을 받은 예언자가 아니라 교수처럼... 전문적인 선생처럼 글을 쓴 최초의 사람" - "상식에 의해 묽어진 플라톤이었다." 전문적인 선생으로서 성공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질은 그가 해석한 모든 주제에 부여했던 결정적이고 지속력 있는 형태에 의해 가장 잘 증명된다.

  그렇지만 그는 학자연하는 자의 편협성을 피하고자 했다. 이 탐구자가 아우르지 못한 주제나 질문, 지식 영역은 없었다. 그리하여 그의 호기심과 지식의 방대함은 서양 사유의 역사에서 도대체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그 다음 가는 수준의 노력은 디드로의 <백과사전>(1751∼1756)이었는데, 총 35권인 이 책은 당대의 위대한 사상가들의 협력을 필요로 했다.

  되돌아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들의 광범위함만큼이나 놀라운 것은 그 간명함이었다. 그는 그의 광범위한 조사 내용을 단 1500쪽에 압축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의 백과사전들은 질서 정연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알파벳순으로 항목들을 배열하는 형식을 취해왔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주제들 자체로부터 도출된 순서를 만들어냈다. 정교한 철학자라면 이 생각들 가운데 일부분은 너무도 뻔한 것이라는 데 일견 당황할 수도 있겠지만,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영속적인 호소력을 부여해온 것은 바로 이 상식적인 경험이었다.

  실제로 아리스토텔레스식 탐구의 중심에는 상식의 방식이 있었다. 철학적 논고를 상식에서 출발함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는 반대자들 -특히 정교한 철학자들-을 수세로 모는 그럴듯함을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때 그가 발견하는 질서는 철학자가 부과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사람의 경험에 대한 점진적인 분류였다.

  이 책에 나오는 탐구자들의 열정이 담긴 말말말...

  소크라테스=나는 자연철학을 할 재능을 갖고 있지 않다.(당시 자연철학의 도가니 속에서 내면탐구와 무지의 발견을 필생의 업으로 삼으면서)
  투키디데스=내 자신의 경험마저도 믿지 않았다.(엄격한 자료수집과 역사서술에 대해 강조하면서)
  토머스 모어=사람들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지만 모두 부유하다.(저서 '유토피아'중에서)
  데카르트=인간의 사고가 겨울 몇 달 동안 얼어붙는다.(스웨덴의 지적이고 젊은 여왕 크리스티나가 해군 함대까지 동원해서 자신을 초청하자)
  말로=나는 나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유명작가로서 편히 살 수 있는데도 왜 스페인 내전에 참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베르그송=나는 내일 박해받는 사람들 사이에 남아 있기를 원했다.(친親독일적인 프랑스 정권을 부끄럽게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유대인 등록'에 나서면서)
  아인슈타인=내가 수학 실력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내출혈로 사망하기 직전 '통일장 이론'과 관련된 자신의 방정식을 보고 난 뒤)

  법정 스님이 이해인 수녀님께 보낸 편지 말미末尾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산에는 해질녘에 달맞이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참으로 겸손한 꽃입니다.
    갓 피어난 꽃 앞에 서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심기일전하여 날이면 날마다 새날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님들도 이런 날 맞이하기 바라는 마음에 적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戀歌 19부도 다운받아서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먼저 보신 님들의 소감이나 느낌이 올라올 터인데... 궁금해집니다.

  전 지난주 토요일에 교보敎保문고에 가서 구입한 몇 권의 책中 한 권을 읽어야겠습니다.
  KBS에 '다시 보기'가 뜨기 전前까지요...

  김용운·김용국의 '아이디어 깨우기- 성공하는 사람들의 수학적 사고법'中에 이러한 글이 나옵니다.

  사회생활에 성공한 사람이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오랜 긴장을 나름대로 '즐거움'으로 바꾸는 기술을 터득하고 있을 것이다. 머리가 아프다, 잠도 자지 못한다고 하면서도 오히려 그 긴장 속에서 보람을 느끼는 체험을 가지고 있다. 위대한 수학자, 과학자일수록 그들의 연구 과정을 보면 그야말로 뇌수를 여러 차례 말리고도 남음이 있을 고통을 치렀다. 하지만 이상스럽게도 그들의 눈은 한결같이 맑았다. 마치 고승의 눈을 방불케 했다. 이따금 이런 눈을 가진 경제계의 인사를 보게 된다. 그들은 결코 돈이나 지위의 향상만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긴장을 견디며 하나의 문제에 골몰하는 것을 즐기고 있음에 틀림없다.

  위의 글은 '긴장을 견디어 내는 기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긴장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기술'을 제시해 주는 어록입니다. 기쁨의 이면엔 고통이 있습니다. 그런 기쁨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고통을 견디어 낼 수 있는 힘이 더 있게 마련입니다. 긴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긴장을 '즐거움'으로 즐겨 본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 그게 바로 맑은 눈, 고승의 눈을 방불케 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요즈음에 마음에 와 닿는 글입니다. 특히 외국인과 상담하면서 말입니다.
  말 토시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 조심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잘못 쓰는 경우에는... 정말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들어올 때 보니 바람이 많이 붑니다.
  환절기에 오는 감기 조심하셔야 하겠습니다.
  그럼... 법정스님의 말처럼 님들도 심기일전하여 날이면 날마다 새날을 맞이하시길 바라며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쉬세요... 몸에 힘 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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