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룰 수 없는 첫사랑처럼 가슴 아픈 기억이 또 있을까.

지난해 방송가뿐만 아니라 국내 테마여행에서도 신드롬을 몰고왔던 TV 드라마 ‘가을동화’에 이어 요즘에는 ‘겨울연가’(K2TV 미니시리즈)의 촬영지가 데이트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남녀 주인공 민형(배용준)과 유진(최지우)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강원도 용평리조트의 설경,오대산 방아다리약수의 전나무 숲,남이섬의 오솔길 등지를 배경으로 촬영되면서 이곳이 새로운테마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겨울연가’의 촬영장소를 찾아가보자.

●용평리조트-낭만의 설국 용평스키장을 품고 있는 발왕산은 설원의 정취가 가득한 곳으로 ‘겨울연가’의 주요 무대.요즘 전국에 봄기운이 화사하지만 이곳은 아직도 설국(雪國)이다.곤돌라를 타고 발왕산 정상에 오르면 발밑으로 아름다운 정경이 펼쳐진다.드래곤피크에서 바라보는 석양과 스키장의 야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스키슬로프는 이달 말까지 운영될 예정.

두 주인공이 만났던 장소인 ‘처음’카페도 곧 일반에 공개된다.‘가을동화’의 촬영지였던 휘닉스파크 빌라가 유명지로 떠올랐듯이 용평리조트 타워콘도 920호도 널리 알려져 일부러 이 방에서 숙박하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

드라마 속의 주인공 민형과 유진처럼 눈밭을 거닐며 사진을 찍거나 사랑하는 그의 목에 폴라리스 목걸이를 걸어주면 어떨까.용평리조트에서는 폴라리스목걸이,OST음반,곤도라탑승권,카페 ‘처음’ 음료권,교통권,숙박권 등을한 데 묶은 상품을 내놨다.(02)3404-8010


●방아다리약수-연인들의 숲길

태백산맥과 차령산맥의 교차점에 있는 오대산은 사계절 언제나 아름답다.가을에는 붉은 단풍,겨울이면 하얀 눈꽃이 환상적이다.그 중에서 방아다리약수는 찾는 이가 적어 한적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특히 약수터 입구에서 시작되는 전나무 숲길은 연인끼리 손을 잡고 걷기에 좋다.

3월 중순인 요즘에도 아직 눈이 쌓여 있고 병풍처럼 둘러싼 봉우리와 빽빽한 아름드리 전나무 숲이 봄속의 겨울을 연출하고 있다.최근에는 ‘태조 왕건’의 후속 드라마 ‘제국의 아침’을 이곳에서 촬영하기도 했다.이곳 매표소 관계자에 따르면 ‘겨울연가’가 방송된 이후 이곳을 찾는 사람이 예년이맘때보다 40% 가량 늘었다고 한다.평창군청 문화관광과(033-330-2399)


●가평 남이섬-추억의 오솔길

조선시대 명장 남이장군의 이름을 딴 섬으로 원래는 홍수 때에만 섬이 되었으나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완전한 섬이 되었다.서울에서 가까워 대학생 MT,연인들의 하루 나들이 코스로 많이 추천된다.근래에는 한 맥주 CF에 물안개 피어나는 남이섬의 영상이 담겨 눈길을 끌기도 했다.남이섬은 배를 타고 들어가는데 섬 둘레를 자전거나 도보로 일주할 수 있다.

옛날식 앉은뱅이 얼음썰매를 타거나 자전거 하이킹을 할 수 있는데 상업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 곳이라 석양이 지는 고요함과 함께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좋다.해질 무렵 메타세콰이어 숲길과 석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멋진 실루엣이 잡히는 곳이다.

●가는 길

용평리조트는 영동고속도로 횡계IC에서 5분 거리.얼마 전 영동고속도로 확장·포장공사가 완료돼 서울에서 3시간이면 충분히 닿는다.

방아다리약수는 속사IC로 나온 뒤 31번 국도를 타고 2㎞쯤 가다가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해 6㎞를 가면 된다.이곳을 둘러본 뒤 되돌아나와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원주IC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횡성∼홍천∼춘천길을 택한다.남이섬은 춘천에서 46번 국도로 30분 거리.

이처럼 ‘겨울연가’가 인기를 모으자 이들 촬영지를 찾아가는 테마여행상품도 등장했다.테마캠프(02-735-8142),감동이있는여행(02-2614-6735) 등에서 하루 코스로 잡아두고 있다.

평창|장사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