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실증에 관하여...

조회 수 3209 2002.02.27 18:23:57
joen
제가 꼬마때 여섯살 정도에 전 집앞에서 놀다가 준상이가 다친것 같은 그런 큰 트럭에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전 다리가 부러져서 몇달동안 사촌오빠가 절 병원에 다니고 다닌 기억이 있는데
참 신기한건 사고 당한 순간이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겁니다.
정말 큰 트럭의 영상 밖에는... 사고 정황으로 봐서는 그 트럭이 제다리위로 지나갔는데
어떻게 그순간이 기억이 나질 않는지... 그전에 집앞에서 놀던 기억이며 병원에 아빠가 우시면서 데리고 갔던 기억은 스쳐가지만  왜 그기억만은 나질 않는지...
아마 그순간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제무의식이 그기억을 지워버린 걸까요?...

어쩌면 준상이가 기억상실증에 걸린것도 유진이와 자기가 형제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건 아닐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준상이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게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는..... 준상이의 무의식이 그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말이죠...

첫사랑의 아픈 추억 겪어보지 않은 사랑은 모를겁니다.   집요한 어쩌면 사람에 따라선 평생 가지고
가야할 마음의 짐이죠... 준상의어머니가 유진 아버지의 무덤앞에서  평생 널 용서하지 않을꺼라고 한 말 기억하시나요?  

제마음속에서도 그렇게 자리잡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사람과 관련된 모든 기억이 정말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왜 그러면서도 이렇게 그사람이 보고싶은지...
평생 널 사랑할꺼라고 그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꺼라고... 넌 평생 나라는 마음의 짐을 지고 가야할꺼라고... 다음세상에서도 또 다음세상에서도 그렇게 살게 할 꺼라고...

유진이와 준상이가 저처럼 슬픈 이별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렇게 간절한 눈빛으로 서로를 보면서 어떻게 잊고 살수 있다는 건지...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차차리 정말 모든걸 잊고 살수 있게 해달라고...




댓글 '3'

운영1 아린

2002.02.27 18:44:09

님의 맘이 절실히 느껴집니다...꼭 행복하셔야 합니다...

하얀사랑

2002.02.27 19:11:49

님,,, 님의마음을 다 느낀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힘내세요,,, 아린님 말씀처럼 꼬옥 행복하세요,,,,

세실

2002.02.27 19:40:16

조앤님 그런데 전 님이 부러운데....그렇군요, 부정하고싶은 기억이기 때문에 최면요법이 더 효과적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저도 해피하게 끝났으면 좋겠어요. 조앤님도 새 봄엔 좋은사람 만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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