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와도 `겨울연가`는 흐른다

조회 수 3106 2005.01.17 21:02:04
지우사랑
봄날`이 와도 `겨울연가`는 흐른다

[문화일보 2005-01-17 12:29]  


(::3년시차 두 드라마 이야기 설정등 흡사… '정형화' 우려도::) 좌:봄날, 우:겨울연가 대중문화처럼 유행이 빠른 것도 없다. 몇개월전 탤런트 모습만 보아도, 1년전 드라마를 보아도 ‘촌스럽다’는 평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요즘 지상파 TV에서는 이 흐름을 거꾸로 올라 가는 형태도 있다. 고현정 복귀로 화제를 모은 SBS TV ‘봄날(매 주 토, 일 오후 9시45분)’과 한류드라마의 일본진출을 가져온 후앙코르방영되는 KBS 2TV ‘겨울연가(매주 토 오후 11시15분)’ 는 3년 차이라는 제작시점을 훌쩍 뛰어넘어 기본구도는 변치않았 다. 첫사랑과 순정, 이복형제인 두 남성과 한 여자의 삼각관계, 비극을 불러온 기억상실 등 기본설정은 물론, 곳곳에 시청자들의 눈물을 요구하는 ‘센티멘털리즘’, 영상미의 강조 등 한국드라 마의 전형화 과정을 보여준다.
‘봄날’은 화제에 걸맞게 첫 방영분 시청률은 27%대로 나타났다 . ‘겨울연가’ 역시 주말밤 11시대 편성과 재방영임에도 불구하 고 15%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의 높은 관심도를 보여준 두 작품은 주인공의 캐릭터부터 내러티브, 에피소드에 이 르기까지 한국형 멜로드라마의 전형성을 나타내 흥미롭다. 이는 제작시점과 출연진의 차이를 넘어 ‘한류열풍’을 가져온 우리 드라마들이 일정한 틀속에서 반복제작된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 다. 물론 시청자들의 친숙도로 인해 첫회부터 높은 시청률을 보 여줄지는 몰라도 자칫 자기복제로 몰락의 길을 달려간 ‘홍콩 누 아르 영화’처럼 될 수 있다는 경고도 가능하다.

◈개연성보다 결과적 비극 우선〓‘겨울연가’의 준상(배용준 분 )과 ‘봄날’의 은호(지진희 분)는 모두 교통사고로 인한 기억상 실로 운명의 첫 사랑과 이별한다. 연인들은 간호를 하든(정은, 고현정 분), 마음속에 간직하든(유진, 최지우 분) 첫 사랑이 돌 아오면 세월을 뛰어넘어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실성이나 소설적 구성과는 전혀 동떨어진 팬터지가 주요한 사건전개의 계기 가 된다. 이는 ‘식상하다’는 평을 받는 반면 현실에서는 불가 능하지만 언젠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는 요소라는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발전된 삼각관계, 악역의 성격변화 불러〓과거 한국 드라마에 서는 선한 남녀와 이를 방해하는 악역으로 단순화된 삼각관계가 전형이었다. 악인을 피해가며 남녀 주인공이 맺어지거나 헤어지 거나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드라마는 이 악역을 오히려 ‘안타까운 외사랑’을 지닌 매력있는 캐릭터로 격상시킨 작품이 늘어났다. ‘겨울연가’의 상혁(박용하 분)이나 ‘봄날’의 은섭 (조인성 분)은 모두 남녀 주인공 이상의 진실한 사랑을 보낸다.

드라마 전개상 결실을 볼수 없는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을 등장시 켜 삼각관계의 형태를 다소 변화시켰다.

◈출생의 비밀, 가족의 비밀은 필수〓우리 드라마에서는 일반적 으로는 볼수 없는 출생의 비밀이나 가족간에 비밀이 넘쳐흐른다.

아버지를 모르는 준상의 고민(겨울연가), 아버지의 외도로 이복 형제가 된 은호와 은섭형제의 갈등(봄날) 등 가족의 비밀은 비극 의 원천이다. 또 서양 고전에서 자주 등장하는 근친상간 코드를 TV드라마에서도 차용하되 일정한 수준에 맞춰 적절히 조정하는 것이 잦아졌다. 왜곡된 가족관계는 ‘겨울연가’‘봄날’에서 보 여지듯 어느덧 우리 드라마의 기본토대가 되어버렸다.

◈영상미와 극중 패션에 대한 의도적 강조〓‘겨울연가’는 TV브 라운관으로는 느낄수 없었던 빼어난 영상미를 보여주었다. 준상 과 유진의 패션코드는 한국을 비롯, 패션감각이 한참 앞서있다는 일본에서도 유행을 가져왔다. ‘봄날’역시 조인성의 화려한 패 션과 극중 배경이 된 비양도 등 만만찮은 영상미를 보여줬다. 극 적구성이 허술하더라도 이를 보완할 영상미와 출연진의 패션등의 보완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온군일 SBS 드라마국장은 “모든 드 라마 대본이 25가지 유형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최근 드라마가 일정한 전형성이 생긴 점은 사실이다. 그러나 PD 의 감각과 출연자들의 연기력에 따라 극적 완성도는 크게 차이??난다”고 말했다.

이인표기자 lip@munhwa.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677 겨울연가 11회 캡쳐~ [4] 차차 2002-06-15 3100
676 이탈리아 토티가 레이저에? 붉은 악마가 '마징가 Z'인가? [4] 현주 2002-06-21 3100
675 '코스트 하트 포르 더 바트 애트(Kost gaat voor de baat uit)'... [1] 토미 2002-06-22 3100
674 ☆★발이없는새★☆ 천년의후에 2002-07-08 3100
673 아린님.현주님.미혜님 [5] 선주 2002-07-13 3100
672 운영자님들 홈페이지 만들고 나서의 홈계정 문제 좀 물어볼깨여.. [1] 지우님 팬 2002-07-16 3100
671 난 아직 거기에 없다 [8] 찬희 2002-07-17 3100
670 겨울연가 새로운사진 (하얀연인들) [5] 진주 2002-07-20 3100
669 유진을 그리워하며..20탄 [7] 천년의후에 2002-07-21 3100
668 질문이요~ [1] 포포리 2002-07-24 3100
667 페드라님 임재범 입니다. [5] 토토로 2002-07-25 3100
666 요놈..혼내야하나..말아야하나.. [7] ※꽃신이※ 2002-07-26 3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