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선수 현장 특집 <누구나 비밀은 있다>
[필름 2.0 2004-06-21 22:20]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한 남자가 한 집안의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세 자매 모두와 사랑을 나눈다는 놀라운 설정에서 출발한다.
“이게 제 비장의 무기였죠!” 미소 띤 얼굴의 이병헌이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가 말하는 비장의 무기란 바로 '춤'이다. 하얀색 슈트에 구두까지 맞춰 입은 럭셔리 매력남 이병헌은 조금 전 스테이지에서 꽃미남 애교 댄스를 선보인 참이다. 그 자태에 현장의 여자 스탭들이 무너진다. 최지우, 추상미, 김효진도 웃음을 찾지 못한다. 이병헌은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 나오는 초강력 매력남 수현의 캐릭터 그대로다. 어느 여자든 자석처럼 끌어들이는 수현과 마지막 에필로그 촬영에서 취재진을 위해 잠시 ‘비장의 무기’를 선보인 이병헌은 구분이 쉽지 않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한 남자가 한 집안의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세 자매 모두와 사랑을 나눈다는 놀라운 설정에서 출발한다. 엽기적인 매력남 수현은 상대 여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비상한 재주를 지닌 남자다. 그는 사랑은 사절, 섹스는 대환영이라는 자유 분방한 연애관을 지닌 미영(김효진)의 남자로 자매들과 첫 인연을 맺는다. 그러나 아내와의 섹스를 "가족과의 근친상간"이라고 말하는 남편에게 신물이 난 큰언니 진영(추상미)과 학점은 A+, 연예는 F인 공부 벌레 선영(최지우)까지도 수현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린다.
하지만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그저 한 남자의 엽기 연애 행각에만 초점이 맞춰진 영화는 아니다. 완벽한 남자처럼 그려지는 수현을 통해 세 자매는 각자 사랑과 연애에 관한 편견과 굴레를 벗어던지고 진심으로 행복한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된다. 최지우는 자신이 연기하는 선영에 대해 “선영이야말로 가장 극적으로 변화하는 인물”이라며 “사랑에 숙맥이었지만 수현과의 만남을 통해 성에 눈뜨고 사랑을 알게 된다”고 설명한다. 영화 속 수현의 캐릭터는 이상적인 존재이지만 오히려 너무 이상적이어서 비현실적인 존재로 세 자매는 수현이라는 이상적인 대상을 통해 현실 속 사랑을 깨닫게 된다. 이병헌은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설정은 사회 통념상 아슬아슬한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장르가 섹시 코미디인 만큼 용서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연출자는 <걸어서 하늘까지> <게임의 법칙> <라이방> 등 주로 선 굵은 남성적인 영화를 찍어온 장현수 감독이다. <라이방>에 이어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는 첫째 진영의 무심한 남편 역할을 맡아 장현수 감독과 다시 작업하게 된 배우 겸 작가 김해곤 씨는 “걸걸하던 장현수 감독이 이번에는 많이 온순해졌다”며 <누구나 비밀은 있다>가 전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띨 것이라고 귀띔한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어바웃 어 보이> <러브 액츄얼리>를 제작한 '워킹 타이틀'의 <어바웃 아담>을 리메이크한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오는 7월 말 개봉할 예정이다..
사진 김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