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 경제적 효과



[한겨레] DVD등 매출 올해말 2천억 예상

〈겨울연가〉의 일본내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될까 최근 한국방송 사보는 4월 현재 총 매출규모가 540억원 정도라고 밝히고 있지만, 엔에이치케이 지상파에서 재방송을 시작한 이후 브이오디·오에스티·소설 등 파생상품의 판매가 급증해 최소 1000억 가량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말까지는 2000억원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석호 피디의 매니저 조성우씨는 “1세트에 34만원쯤 하는 디브이디세트가 20만장 가량 팔려 디브이디로만 6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겨울연가 사운드트랙도 지난해 11월 발매 이후 45만장(장당 2500엔)이 판매돼 지난주 일본 오리온차트 6위를 기록했다. 일본 텔레비전 드라마 오에스티 음반이 톱 10에 든 것은 일본 톱스타인 기무라 다쿠야가 주연한 1996년도 드라마 <롱 보케이션> 이후 8년 만이다. 삽입곡을 기악곡으로 편곡한 겨울연가 클래식류의 싱글앨범까지 합치면 오에스티만으로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남겼다. 또한 소설 〈겨울연가〉도 지난 가을 출시 이후 86만권(권당 1500엔)이나 팔렸으며, 〈겨울연가 가이드북〉(권당 1000엔)도 18만부 판매됐다.

여기에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겨울연가 여행상품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남이섬 용평 춘천 등 겨울연가 촬영지를 방문한 외국인이 15만명에 이르며,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해 4월말 현재 6만~7만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유진호 해외홍보팀 과장은 “지난해에는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쪽 관광객이 많았는데 올해에는 일본 쪽 사람들의 방문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겨울연가 관광객은 20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료를 포함해 1인당 평균 1500달러를 사용한다고 할 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억달러(6000억원) 이상의 ‘겨울연가 특수’를 누리는 셈이다. 이에 따라 과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국가 홍보 시에프를 외국에 방영했던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일본에서 최지우, 이병헌 등 한류 스타를 시에프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거둔 매출은 상당부분 일본 쪽에 귀속된다고 한다. 4억원이 넘는 비교적 비싼 값으로 일본내 방영권을 넘긴 한국방송은 디브이디 등 다른 파생상품 판권의 경우 10% 미만의 로열티만 받기로 하고 넘겨준 탓이다. 이마저도 상당부분 외주제작사가 가져가기 때문에 한국방송은 광고를 제외하고 고작 7억원의 수익만 거뒀다는 기사가 한국방송 사보에 실리기도 했다.

김도형 기자 ⓒ 한겨레(http://www.hani.co.kr),
[한겨레 2004-05-20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