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너무 무리한탓에 하루종일 혼수상태였어요.
무슨일이 있어도 집에 일찍 가서 자겠다고 다짐하고 정말 일찍 집에 왔죠..7시쯤..
요즘 할머니가 많이 아프시거든요..
워낙 연세가 많으셔서.. 버릇처럼 아픈... 그런거 있잖아요..
집에 왔는데 할머니 혼자 계시더라구요..
끙끙 거리시면서..
매일듣는소리라 그러려니.. 하구 무시해버렸죠..
잠들무렵.. 할머니가 자꾸만 불르는거예요..
언제나처럼 화를냈죠.. 잘라구하는데 왜깨우냐구..
근데.. 할머니가 따뜻한물좀 받아달래요..
목욕한신다구..
너무너무 아파서.. 따뜻한물에 몸좀 당궈보신다구요..
또 화를냈쬬..
아픈데 무리하면 더 아푸다구.. 쫌 낫으면 목욕 시켜주겠다구요..
근데 자꾸만 고집 피우시는거예요.. 할꺼라구..
한마디.. 너무 아파서 죽으면안돼니까.. 지금 해야된다구요..
따뜻한물을 욕조에 한가득 받아놓구..
할머니물에 포~옥 당궈두고.. 혼자 욕실에서 노래불르구있었어요..
나가면 할머니가 자꾸만 오라구하니까.. 그냥 욕실에앉아서.. 놀았죠..
할머니가 등좀 밀어달래요.. 파스발라서 자꾸만 간지럽다구요..
놀긴 글렀다.. 싶어서 포기하구 타올을 들었어요..
건성건성.. 대충대충.. 밍기적밍기적.. 투덜투덜..
이 네단어로도 충분히 내모습 다 말할수있을꺼예요.. 이렇게 나뿌죠..
할머니가 갑자기 옛날얘길 하셨어요..
니 어릴때.. 내가 니 등밀어줬는데.. 하시면서요..
내가 목욕할때 자기한테 얼마나 맞았는지 아냐구요..
우리할머니.. 항상 혼자였던거같아요..
나.. 할머니가 다 키웠는데.. 난 항상 할아버지만 좋아하구..
할아버지 돌아가시고도.. 할머닐 사랑하지 못한거같아요..
그렇게 외롭게.. 혼자서.. 날 이만큼 키우셨는데..그동안 그세월동안 이렇게 늙으셨구나..
이렇게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할만큼 늙어버리셨구나..
우리할머니.. 건강해야해요..
돌아가시면 안돼거든요..
너무말라서..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가죽이지만..
너무 아파서.. 하루종일 베지밀 한캔으로 살으시지만..
그래도 절대 돌아가시면안돼요..
우리 할머니.. 사랑하는우리할머니..
할머닌 항상 저한테 매정하다고.. 다른할머니한테도 못그럴텐데.. 어떻게 널 키운 나한테 그러냐고..
화내시지만..
그래도 이거 꼭 아셨음 좋겠어요..
할머니 잠드셨을때.. 정말 아무소리없이 잠드셨을때..
너무 불안해서 할머니 가슴에 손대본다고..
할머니 뛰는심장.. 오르락 내리락거리는는거 보면서.. 기도하고있다는거..
우리 할머니가 꼭 아셨음 좋겠어요..
나 마음속으론 이렇게 사랑하고있다는거요..
기도해주세요.. 우리할머니..
이제 조금만 아프시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