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04 11:49

음...
네아이아빠님의 궁금함이 저에게도 전염되었습니다.
"만약 마리에게 철수가 다른 남자들처럼 일방적인 구애를 보내는 방식으로 접근했다면, 마리가 당연히 철수에 대해 좋아하지 않았을 것인가?"

글쎄, 그건 마리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일까요? 철수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일까요?

사실, 철수는 마리에게 접근할 생각이 없었었죠. 그녀는 스타이고 꿈같은 사람이었으니까. 사실 접근한 건 마리였었지요. 그게 그녀의 방식이니까(예린의 말대로 늘 그렇게 해 왔듯이, 그리고 그런 점 때문에 우리가 마리를 좋아하는 것 아닌가요? 자신감 넘치고 제 멋대로라서 ^^)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철수와 마리, 둘은 너무나도 달라 보이지만 실제로 닮았다는 사실입니다. 20회에서 마리가 그러죠. 철수의 엄마에게 '제가 어머님을 닮은 것 같아요, 그래서 철수씨가 저를 좋아한 건지도 모르겠어요.'라고. 철수의 엄마는 사랑을 찾아서 모든 걸 버리고 떠나는 '비정한 여인'이었지만 그 사랑의 열정만큼은 철수에게도 유전된 것 같더군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열정이 철수 자신이 그어놓은 '선' 속에 이십여년을 숨어있었음이. 참으로 아이러니하죠. 철수는 자신을 버린 엄마와 자신이 닮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었을 겁니다...

어쨌거나, 저의 결론은 사랑이란 어느 한쪽에서 시작될 수는 있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복수의 개념이라는 겁니다. 그래서...철수가 왕재수라고 해도 마리는 그 내면의 진심을 읽고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일 수 있었고 철수는 그렇게 매력적인 웃음과 다정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리에게 왕재수처럼 굴 수 밖에 없었을 거라고. 그 것이 그들의 사랑방식이 아니었나 싶군요.

사랑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니 참 우습습니다. 좀 두서없어도 이해하여 주시고 반박해 주셔도 좋고...

어쩌면 우리 모두는 마음 속에 열정을 가득 숨겨놓고 살고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그 열정을 발산할 곳을 찾아서 나갑니다.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