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저는
어떤 고마운 선생님의 배려로 1년 간 무상으로 피아노학원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갑자기 집안이 어려워져 좋아하던 피아노를 배울 수 없었던 저를 안타깝게 보셨던가 봐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체르니 40번을 마칠 수 있었고,,,
이후로 비록 전공은 하지 못했지만 교회에서 봉사하는 일을 통해
피아노치는 일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꿈은 이루어 진다고 했던가요,,,
스물 여덟 살이 되어 저는 제 힘으로 다시 피아노 공부를 시작했고
학교를 졸업한 후, 지금은 조그만 학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친정교회를 방문하신 그 선생님께
엄마가 '정말 고마웠다'고,
'그 때 그렇게 가르쳐 줬던 게 밑거름이 돼 지금까지 봉사 잘 하고
아이들도 잘 가르치고 있다'고 감사의 인사를 하셨더니
그 선생님의 말씀,,,,
"제가 그랬어요?...전 기억이 잘 안 나는데,,,,"
그러시면서 쑥스럽게 웃으시더랍니다.
저한테는 정말 평생에 잊지 못할 은혜인데
그 선생님은 벌써 잊고 계셨던 겁니다.
ㅠ.,ㅠ
정말 어떻게 그 마음을 다 갚을까요?
뭔가를 기대하면서,
하다못해 내가 이렇게 해 주면 나중에 나를 기억이라도 해 주겠지 바라면서가 아닌 사랑,
그 사랑을 말입니다.
부족하지만 저도 그 마음의 빚을 갚고자 조금 노력하고 있는데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그래도 저의 작은 노력이 그 아이들에게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희미한 빛이라도 됐으면 합니다.
그들이 자라나 또다른 사랑의 고리들을 이어가주길 기도하면서,,,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사랑으로 엮인 아름다운 세상을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