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꽃 사랑 *
천 갈래 만 갈래 흩어지는
새 하얀 그리움의 조각들
약속처럼 당신은
시리고도 깨끗한
은빛 눈가루로 오신 듯
나도 모르게 달려 나갑니다.
그리운 그대
소리없이 환호하며
내 가슴에 파도처럼 쏟아져 내리고
가늘게 떨고 있는
눈썹 끝에 꽃잎처럼 앉아
발갛게 미소 짓는
내 고운 뺨에 입맞추곤
순백의 섬으로
나비같이 나를 데려 갑니다
그대 따스한 손을 잡고
어여쁜 눈꽃 칠보 화관인 양 쓰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환희의 송가에 맞추어
흩날리는 눈발 속에
빙그르르 스케이팅 왈츠를 춥니다.
이적지 그대 기다림에
흠뻑 젖어 있던 연분홍 가슴
하얀 눈꽃에 말갛게 씻어
보송보송 말린 후에
내 마음 깊숙이 새옷처럼 넣어 두렵니다.
순백의 사랑으로
풀 빳빳이 매겨.
먼 훗날 언제고 당신이 오실 때
바래지 않을 내 사랑
꺼내 놓을 수 있게.
밤 깊도록 그대 보내지 않고
떨리는 그대 품에 안겨
하얀 꽃눈물 기쁘게 흘리며
그대 향기에 눈 멀고
그대 속삭임에 귀 멀어도
이제 정말 난 어쩔 수 없어.
그대 향한 내 순결한 사랑
송이송이 하아얀
눈꽃으로 피어납니다.
sunny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