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자유...

조회 수 3190 2002.08.24 00:42:10
토미
     나는 주저 없이 새로운 배에 갈아탄다.
     뒤돌아보면, 잔잔한 파도에 보기 좋은 유람선이 된 이전의 배가 있다.
     새로 탄 배는 간신히 돛대만 달린 듯 위험해 보이기 짝이 없다.
     하지만 나는 새로움이 주는 흥분을 사랑한다.
     기꺼이 그 흥분을 두 팔 벌려 마음껏 끌어안는다.
     어제는 이미 지나간 날이다.
     그것은 내게 흥미를 주지 못한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든 나는 언제나 내 영혼을 비울 준비를 하고 산다.
     고여있지 않고 늘 흐르고자 한다.
     늘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사는 자연처럼 그렇게 살고자 한다.

  세계적인 무용가이자 명상가인 홍신자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유>中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며칠 간의 억척으로 인해 잠시간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던 오늘... 사무실 근처에 있는 카페에 앉아 따뜻한 코코아 한 잔 먹으며 읽은 책입니다.
  물론 전에도 안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다가 중단하기를 반복해서인지 내용이 선명하게 머리에 떠오르지 않아서요.

  먼저 책에 대해 적자면...

  몸은 마음을 담아두는 집이요, 과거의 나를 고스란히 기억하는 박물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몸이 변하면 내 자신이 나를 보는 시선이 변하고 타인이 나를 보는 시선이 변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알몸 그대로 거울 앞에 서서 자기 모습을 본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 해 봅니다. 제가 이 질문을 하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우리의 몸을 외면하면서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눈에 보이는 몸조차 제대로 보지 않으면서 영혼 운운하는 것은 뜬구름 잡기 식의 참선이나 명상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바로 몸과 마음이 일치된 '깨끗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깨끗한 사람이 화두가 되는 시대에 마음과 몸, 이 두 가지 건강에 대한 글을 쓴 사람이 있습니다... 무용가이자 명상자인 '홍신자'입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란 무슨 뜻일까?... 책의 제목을 보고 느낀 의문입니다. 책에서는 제 이런 의문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무엇이든 해야 하고, 무엇이든 하고 싶지만 정작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인생은 두 가지 자유... 즉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찾아 헤매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누구나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데, 대체 무엇이 자유로운 삶일까?... 책에서는 자신의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이 곧 자유로운 삶이라고 말합니다. 자연을 닮아 가는 인생, 자연스러운 자신, '내추럴 라이프'가 곧 '자유'라고 말입니다.

  우리가 인생의 두 가지 자유를 찾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책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몸을 바로 보지 못하면 마음을 볼 수 없습니다. 몸은 만질 수 있는 영혼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것, 만질 수 있는 것부터 알아야 하는데, 몸이 열심히 말을 건네도 우리는 못 들은 척해 버립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조그마한 것으로 막을 수 있는 일을 나중에는 그 어떠한 것으로도 막을 수 없는 천재天災를 가장한 인재人災로 만들어 버립니다.

  책 안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도 없이 던졌을 질문에 대한 답변이, 명상의 실천적 지도자 역할을 해온 홍신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답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먼저 몸을 돌보라고 충고합니다. 몸에는 자신의 과거가 고스란히 기억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피폐함에 길든 사람의 몸은 구겨진 채로 방치되어 있고, 욕망에 길든 사람의 눈빛은 늘 번뜩이는 살기를 띠고 있다고 주의를 줍니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의 얼굴에는 핏기조차 없으며, 냉정한 사람의 표정은 늘 차갑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저자는 이 모든 과정을 자기 자신에게 대입해서 바로 바라보는 방법을 함께 찾자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답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을 제시해 줍니다. 자연과 멀어지는 속성을 지닌 채 살아가는 삶은 스스로의 구명의식으로부터 멀어진다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홍신자는 책 속에서 자연처럼 살자고 말을 건네고, 또 몸을 보여줍니다. 자연의 일부인 사람이 자연으로 살 때 비로소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진다면서 말입니다. 스스로의 구원신호, 몸의 소리, 몸의 재촉催促으로 참 삶으로의 길이 다시 열린다면서 말입니다.

  본문中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이 있습니다.

  구겨진 옷으로 잠들지 마라

  아침에 눈을 뜨면 마찬가지로 후닥닥 쫓기듯 바로 몸을 일으키지 말고 가벼운 체조와 함께 하루의 계획을 그려본다. 나는 이 시간을 매우 천천히 음미하는 편이다.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마음으로 내 몸을 찬찬히 훑어보며 안부를 묻는다. 배를 제일 먼저 만져보면서 혹시 어제 먹은 음식이 아직 찌꺼기로 남아 있나, 살핀다. 그러고는 누운 채 호흡을 시작한다. 단전으로 큰 호흡을 하면 점점 단전에서부터 가슴 쪽으로 기운이 올라옴을 느낀다. 그러면 단전과 가슴이 하나가 되게 큰 호흡을 한다. 한 20분쯤 호흡한 다음, 역시 누운 채로 척추를 마디마디 마사지해 준다. 목도 돌려주고 관절 마디마디를 주물어 준 다음 천천히 피부를 내 손바닥으로 만져준다. 하품도 아주 크게 하고 스트레칭을 시작한다. 소리를 내고 싶으면 나오는 대로 소리를 낸다. 잠시 가만히 있으면서 몸을 통해 나를 느끼는 명상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하루를 어떻게 지낼 것인지 생각한다.

  하루하루는 나에게 소중하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이다. 나는 언제나 내 생의 마지막 날이라는 기분으로 하루를 맞이한다.

  "고맙게도 내게 또 하루가 주어졌구나."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 마주칠 사람들과의 기쁜 만남을 상상한다. 얼마나 소중한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는지, 오늘 하루동안 할 일이 나의 성장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는지 긍정적으로 그린다. 나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는 소중한 하루라는 사실에 깊이 감사하며 행복해 한다. 이렇게 행복한 느낌으로 시작된 아침은 하루를 사는데 큰 힘이 된다.

  졸립니다.
  몸이 자꾸 눕자고 신호를 보냅니다.
  이제 그만 몸의 신호에 따라야 하겠습니다.
  그럼... 편히 쉬세요.

     당신의 마음밭에 -이성진

     너무 많이 세상을 살았다고 생각할 때
     그대에겐 시작을 의미합니다
     외롭고 슬플 때나 어려움이 닥칠 땐
     언제나 밝은 세상도 함께 하고 있음을
     아셔야 합니다

     과거의 당신이 중요하듯
     현재의 당신은 더욱 더 중요합니다
     지금 당신의 마음밭에
     장미 한 송이를 자라게 하십시오

     싹이 트고 꽃이 펴서 아름답게 자랐을 땐
     당신을 따뜻이 감싸주겠죠
     그대는 꼭 아셔야 합니다
     이런 모든 약속된 축복들은
     마음속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댓글 '3'

바다보물

2002.08.24 10:11:42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 저같은 아줌마들은 진작 자신의 몸은 전혀 돌보지 못하죠.....다른 의미이겠지만 아이들과의 씨름으로 인해 전혀 자유롭지 못한 생활이지만 한없는 자유를 느끼니 이상하죠? 아마 그들이 나에게 주는 행복 때문일겁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세실

2002.08.24 10:37:43

지난 일요일에 관람한 인체전시회는 내가 살아있다는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주더군요. 내 자유의지에 의하여 움직이고 느끼고 기뻐하고 고뇌할 수 있음에 다시 한번 신에게 감사드립니다.

sunny지우

2002.08.24 23:00:24

토미님 ! 저도 잘 쉬지못하는 사람이예요. 여가를 잘 누리지 못한다고나 할까요? 늘 시간에 쫓기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찬양곡으로 쉽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스타지우가족이 되어 그것도 잘 못하고 있어요. 인재가 되지 않도록 몸을 돌보아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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