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수상한 가정부', 미스터리 박복녀 신선했다 (종합)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베일을 벗은 '수상한 가정부'의 미스터리한 최지우의 등장이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23일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 첫 회에서는 죽은 엄마(김희정 분)의 부재를 절실히 느끼는 4남매의 모습과 그들 앞에 나타난 수상한 가정부 박복녀(최지우)의 만남이 그려졌다.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엄마의 죽음 이후 집안에는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해 쓰레기가 쌓였고, 4남매는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떼웠다. 바쁜 회사일 때문에 집안일에 손을 놓고 있던 아빠 은상철(이성재)은 가정부를 고용하기로 결심, 자신의 집에 찾아온 가정부 '박복녀'를 만나게 된다.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패팅과 깊게 눌러쓴 모자 등 수상한 차림새의 박복녀는 엄마의 손길이 사라져버린 집안을 순식간에 완벽하게 탈바꿈 해놓았고, 엄마의 레시피를 사용한 훌륭한 밥상을 차려놓아 가족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은상철은 가족 중에 가장 먼저 박복녀에게 마음을 열었다. 박복녀를 소개해준 '행복소개소'의 홍소장(김해숙)이 "박복녀 씨는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한답니다. 극단적으로 사람을 죽여달라고 하면 정말로 죽일지도 몰라요"라고 경고 아닌 경고를 하자 찝찝해하면서도 처갓집에 대신 들러줄 것을 부탁하는 등 친근함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은상철은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복녀에게 "사실 나는 아직 아빠될 준비가 안 된 놈"이라며 "매일 아침 일어나서 4남매를 볼때면 숨이 막히고 특히 막내는 귀찮다 싶을 정도다. 뭘 어떻게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막내가 어리지만 않았어도 나는 벌써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있는 자신의 은밀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일말의 미동도 없는 냉랭한 표정과 로봇처럼 딱딱한 말투로 시종일관 정체를 의심케하는 가정부 박복녀는 그야말로 '만능 도우미'로 첫방송부터 만점 활약을 펼쳤다.

자신에게 속내를 털어놓은 은상철에게는 "말씀 끝나셨으면 돌아가겠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지만 그와 4남매가 자신에게 '명령'한 안건들은 일말의 실수도 없이 완벽하게 해냈다. 

'수상한 가정부' 박복녀보다 더 수상한 사람은 사실 아빠 은상철이었다. 아내의 장례식장에 조문을 오기도 했던 동료 여직원 송화(왕지혜)에게 "이제 49제가 지났으니 우리 사이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하자. 이따 집으로 가겠다"며 은밀한 사이임을 드러냈다.

반면 송화는 "(은상철에게)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기러기 와이프가 갑자기 사고로 죽었으니 사람들이 밤낮으로 수근댈거다. 그것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현실에 체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마지막 장면에서는 엄마를 가장 그리워하는 막내 혜결(강지우)이 "엄마를 만나고 싶다"고 요청하자 함께 손을 잡고 강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전파를 타 엄마의 죽음 뒤 숨겨진 이야기와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앞으로 '수상한 가정부'가 원작인 일본 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넘어선 '한국형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 '수상한' 집안은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는 데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TV줌인]첫방 ‘수상한가정부’ 묘하고 웃픈 드라마 탄생이요

TV리포트=문지연 기자] 기대와 우려 속에 베일을 벗은 ‘수상한가정부’가 순조로운 첫 항해를 시작했다. 울렸다가 웃기기를 반복하는 이 드라마, 말 그대로 웃프다.

23일 첫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수상한가정부’(백운철 극본, 김형식 연출) 1회에서는 엄마를 잃은 4남매와 아빠 은상철(이성재), 그리고 그 집으로 들어오게된 가사도우미 박복녀(최지우)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최지우는 멜로퀸을 벗어던지고 감정은 하나도 남지 않은 가사도우미 박복녀로 변신했다. 마치 로봇 같은 말투에 표정이라곤 남아있지 않은 박복녀의 모습은 흡사 ‘직장의신’ 미스김과 ‘여왕의교실’ 마여진을 보는 듯 했다. “명령입니까?”라는 물음과 함께 시키는 일은 뭐든 행하는 극단적인 박복녀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다소 충격을 받았다.

특히 이날 방송 말미 공개된 장면에서는 은혜결(강지우)가 “엄마를 보러 가자”고 말하자 박복녀가 아이의 손을 잡고 강물로 들어가는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 시키는 일은 뭐든 한다는 의미에 자살시도까지 더해지며 극단적 상황을 보여줬다.

극은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엄마를 잃은 4남매와 불륜을 감추고자 했던 아버지 은상철의 모습이 어지럽게 얽히며 우리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이웃집 사람들의 “엄마가 없으니 그 모양이지”라는 발언은 엄마 잃은 4남매에 상처를 줬다. “엄마가 없으면 불쌍한 애냐”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막내 은혜결의 모습에서는 결손가정의 어두운 면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뿐만 아니었다. 은상철은 49제가 지나자마자 자신의 내연녀인 윤송화(왕지혜)를 찾아갔다. 윤송화와 만남을 이어가려던 은상철은 “아이들 다 버리고 올 수 있느냐”는 내연녀의 말에 딸의 전화까지 끊어버리며 복잡한 심경을 표현했다. 내연녀와 아내, 이젠 내연녀와 아이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은상철의 모습이 앞으로 이들이 처할 상황을 예고했다.

또 네 아이의 불안한 심리상태도 시선을 모았다. 현대 사회의 문제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듯한 아이들의 표정이 담겼다. 특히 둘째 은두결(채상우)은 필리핀 조기유학 후 갑작스럽게 돌아온 학교에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학교가 마치기 전 집에 돌아오기 일쑤였고 엄마의 유품을 치우려던 박복녀의 뺨을 내리치는 등 극단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상황을 홀로 책임져야했던 장녀 은한결(김소현)은 앞으로 펼쳐질 극 전개에서 아버지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될 것으로 보이며 혼란스러운 심리상태를 예고했다.

이 무거운 주제들 사이에서도 ‘수상한가정부’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중간중간 투입되는 조연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것. 특히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한 홍소장(김해숙)과 우금치(박근형), 우나영(심이영)의 모습이 웃음을 유발했다.

홍소장은 짧은 등장이었음에도 독특한 말투와 푼수끼가 느껴지는 외면이 시선을 끌었으며 은상철의 장인인 우금치는 불같은 성격에 최지우와의 독특한 ‘케미’가 돋보이며 웃음을 자아냈다. ‘푼수 그 자체’ 우나영도 정신없이 몰아가는 웃음을 유발하며 ‘수상한가정부’의 한 축을 담당했다.

지난 16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김형식PD는 “연기자들의 조합이 자칫 어둡고 무거워질 수 있는 드라마를 밝고 재밌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어두운 주제와 등장인물들의 밝은 모습이 어우러지며 아픈을 가진 가정에 건강한 웃음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로봇 같던 박복녀의 말투도 예상 외 웃음을 안겼다. 장인인 우금치를 “꼰대”라 칭하며 장인의 집에 대신 가 처제 우나영의 생각을 알아봐 달라는 은상철의 부탁에 박복녀는 그대로 우금치를 만나 “장인어른이 좀 꼰대라서요”라는 마지막 말까지 고스란히 전해 웃음을 자아냈던 것. 융통성이라곤 하나도 없는 박복녀의 모습이 오히려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첫 단추는 잘 끼워졌다. 미스테리한 가사도우미 박복녀의 모습이 충분히 담겼으며 다음 회를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시선도 모아졌다. 또 4남매의 내면 이야기가 저절로 궁금해지는 극 전개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조금씩 풍겨오는 ‘일본풍’ 느낌만큼은 지울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일본드라마 ‘가정부 미타’가 원작인 ‘수상한가정부’가 한국 정서와 절절하게 맞아 떨어지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BS ‘수상한가정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