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해피엔딩을 향하여 <연리지> 우도 촬영현장
[필름 2.0 2005-11-14 19:50]
명실상부한 한류 스타 최지우의 출연만으로 아시아 전역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멜로드라마 <연리지>가 남해 우도에서 현장을 공개했다. 크랭크업을 앞두고 모진 바닷바람에도 끄덕없는 배우들을 만났다.
폭풍의 언덕이 따로 없다. 지난 10월 30일, 남해에 머무르고 있는 <연리지> 제작진은 사방으로 트인 바다에서 무섭게 불어오는 바람에 연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번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귀가 멍멍해진다. 잠깐만 정신을 딴 데 팔다보면 거센 바람에 밀려 두세 걸음 내디뎌야 한다. 아직은 여유롭게 단풍을 즐겨도 좋을 만한 가을 한복판에 우도의 <연리지> 팀은 아래 위 내복을 꽁꽁 챙겨 입고 귀를 가리는 털모자를 쓴 채 막바지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이날 촬영 분은 시한부 환자 혜원(최지우)과 그의 연인 민수(조한선)가 혜원의 고향 우도를 여행하며 가슴아픈 이별을 예감하는 장면이다. <연리지>는 몰래 병원을 빠져나와 모험을 즐기던 혜원이 게임 회사 CEO 민수와 우연히 만나 생애 마지막 사랑을 시작한 이야기를 다루고, 이제 보여질 장면은 바다를 마주보는 가파른 언덕 한쪽에 심어둔 연리지 나무 아래 앉아 지금까지 감춰오기만 했던 서로의 진심을 드러내는 중요한 감정 신이다. 그러나 바람은 불어대고 가끔 소나기까지 쏟아부으니 배우들은 감정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긴장한다. 투명할 정도로 하얗고 가냘픈 최지우는 틈틈이 쉬는 시간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잡더니, 급기야 두꺼운 파커를 머리 위에 뒤집어쓴다. 잠시 후 촬영이 재개되자 파커를 내려놓은 그녀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글썽거리고 있다.
조한선 역시 <늑대의 유혹>의 당돌한 자신만만과는 다르게 애잔하고 속 깊은 연인의 모습이다. “...그래서 내가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했잖아...”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남은 생을 행복하고 밝게 살고 싶었던 혜원, 그리고 혜원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민우. 두 사람은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서로 엉켜 한 몸처럼 자라나는 현상’을 뜻하는 '연리지'라는 제목처럼 결코 헤어질 수 없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 측에서 5천만 원가량을 들여 제작한 연리지 나무 아래서의 이 장면은 영화 속에서 둘의 사랑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등 여러 장편 영화에서 조감독을 지냈던 김성중 감독은 데뷔작 <연리지>를 두고 "쿨한 멜로"라 표현한다. “아마 오늘 찍은 이 장면이 영화 전체를 통틀어 몇 번밖에 나오지 않는 ‘쿨하지 않은’ 장면일 것이다.” 시한부 환자가 주인공이지만 인물의 감정들은 그런 어둡고 비극적인 상황에 묻히지 않을 것이라 한다. 최지우, 조한선 커플에 이어 최성국과 서영희, 손현주와 진희경 커플이 밝고 코믹한 연애담을 풍성하게 늘어놓으면서 이 영화가 과연 ‘시한부 멜로’인가 싶을 정도로 전반적인 분위기는 활기찰 것이라 한다. 지금까지 드라마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등에서 ‘눈물의 여왕’이라는 호칭을 얻으며 유독 감성적인 멜로에 강했던 최지우가 스크린에서는 처음으로 관객들의 눈물을 쏙 뺄 준비를 마쳤고, 실제로는 최지우보다 한참 후배지만 거의 오빠처럼 느껴질 만큼 진중하고 성실한 후배 조한선과의 호흡도 좋다고 제작진은 입을 모은다. 관객들이 영화 속 인물들에게 완전히 감정 이입하는 것이 멜로드라마의 최고 관건이라 할 때, 두 주연배우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만만하다.
<연리지>의 모든 촬영은 10월 31일 끝이 났다. 이날은 일본 쪽에서 온 16개 매체들이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9월 일본 포니캐년사에 350만 달러로 선판매된 <연리지>는 일본에서도 인기몰이를 하는 최지우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한겨울 혹한을 녹여버릴 ‘슬픈 해피엔딩’을 지향하는 <연리지>는 내년 1월 극장가에 걸릴 예정이다.
사진 고아영 기자
김용언 기자
두 사람의 사랑, 한 뿌리 내릴까, <연리지> 촬영현장
[씨네21 2005-11-15 08:00]
- 최지우·조한선 주연의 멜로 <연리지> 촬영현장 -
우도(牛島), 아니 풍도(風島)다. 바람이 어찌나 세찬지 숨을 고르기조차 어렵다. 스탭들도 온몸을 꽁꽁 감쌌다. 한 무리의 스탭들은 해안 절벽에 걸어둔 지미집 카메라가 날아갈까봐 꼭 붙들고 서 있다. 가벼운 차림의 취재진만 오들오들, 속수무책이다. 성난 바람 때문에 취재를 위한 귀동냥도 불가능하다. 제작진들도 거의 수화에 가까운 몸짓을 주고받으며 오후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30일, 우도공원에 마련된 <연리지> 촬영현장. 악천후에 가장 애를 먹는 건 최지우, 조한선 두 배우일 것이다. 생각해보라. 찬바람 맞으며, 짠 눈물 흘려야 하는 고통을. 하지만 두 배우는 만나자마자 깔깔이다. 도대체 무슨 밀담을 나눈 것일까. 김성중 감독까지 가세해서 뭔가를 주문하는데, 강풍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이들의 대화를 코발트빛 바다로 날려버린다. 하지만 악천후가 마지막 장면 촬영에 나선 두 배우의 감정까지 잡아먹진 못한다. 어렵지 않게 아껴뒀던 눈물을 소리없이 흘리고 닦길 반복하는 걸 보면.
“청승맞은 역은 아니에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뒤 뒤늦게 찾아온 사랑에 마음 아파하는 혜원 역의 최지우는 “아프다고 해서 가라앉아 있는 인물이 아니라 사랑스럽고 밝은 여자”라고 설명한다.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지만, 병원을 제집처럼 여기며 온갖 소동을 벌이는 아가씨라고. “드라마에서 멜로는 많이 해서 쉽게 생각했는데 이번에 큰코다쳤어요. 감정을 잡고, 또 그걸 유지하는 게 쉽지 않던데요”라는 게 촬영 종료를 눈앞에 둔 최지우의 덧말. 수많은 여자친구를 스토커로 몰거나 유학간다는 거짓말로 떼내다 혜원을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바람둥이 민수 역의 조한선은 “모든 걸 쉽게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플레이보이”라면서 “전작인 <늑대의 유혹>은 또래끼리 연기해서 그런지 편했는데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해서 조심스러웠다”는 소감을 남긴다.
죽음을 앞두고 민수에게 영상 메시지를 남기는 혜원. 최지우는 수척한 분장을 한 모습을 드러냈다.
<연리지>로 데뷔하는 김성중 감독은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에서 연출부 생활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애초 제주도에서 촬영할 예정이었는데, 막상 직접 와서 보니 너무 많이 변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궂은 날씨를 감수하면서도 우도를 주요 촬영지로 선택했다”면서 김 감독은 “쿨한 멜로영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두 가지가 한몸을 이룬다는 나무 연리지(連理枝)에서 제목을 빌려온 이 영화는 이미 일본 포니캐넌에 350만달러를 받고 판매된 상태다. 지우히메를 보기 위한 30여명의 일본 취재진도 이튿날 연리지 취재에 나섰다. 과연 이 두 사람의 사랑은 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내년 1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글) 이영진
[필름 2.0 2005-11-14 19:50]
명실상부한 한류 스타 최지우의 출연만으로 아시아 전역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멜로드라마 <연리지>가 남해 우도에서 현장을 공개했다. 크랭크업을 앞두고 모진 바닷바람에도 끄덕없는 배우들을 만났다.
폭풍의 언덕이 따로 없다. 지난 10월 30일, 남해에 머무르고 있는 <연리지> 제작진은 사방으로 트인 바다에서 무섭게 불어오는 바람에 연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번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귀가 멍멍해진다. 잠깐만 정신을 딴 데 팔다보면 거센 바람에 밀려 두세 걸음 내디뎌야 한다. 아직은 여유롭게 단풍을 즐겨도 좋을 만한 가을 한복판에 우도의 <연리지> 팀은 아래 위 내복을 꽁꽁 챙겨 입고 귀를 가리는 털모자를 쓴 채 막바지 촬영에 열중하고 있다.
이날 촬영 분은 시한부 환자 혜원(최지우)과 그의 연인 민수(조한선)가 혜원의 고향 우도를 여행하며 가슴아픈 이별을 예감하는 장면이다. <연리지>는 몰래 병원을 빠져나와 모험을 즐기던 혜원이 게임 회사 CEO 민수와 우연히 만나 생애 마지막 사랑을 시작한 이야기를 다루고, 이제 보여질 장면은 바다를 마주보는 가파른 언덕 한쪽에 심어둔 연리지 나무 아래 앉아 지금까지 감춰오기만 했던 서로의 진심을 드러내는 중요한 감정 신이다. 그러나 바람은 불어대고 가끔 소나기까지 쏟아부으니 배우들은 감정선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긴장한다. 투명할 정도로 하얗고 가냘픈 최지우는 틈틈이 쉬는 시간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잡더니, 급기야 두꺼운 파커를 머리 위에 뒤집어쓴다. 잠시 후 촬영이 재개되자 파커를 내려놓은 그녀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글썽거리고 있다.
조한선 역시 <늑대의 유혹>의 당돌한 자신만만과는 다르게 애잔하고 속 깊은 연인의 모습이다. “...그래서 내가 그냥 친구로 지내자고 했잖아...”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남은 생을 행복하고 밝게 살고 싶었던 혜원, 그리고 혜원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민우. 두 사람은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서로 엉켜 한 몸처럼 자라나는 현상’을 뜻하는 '연리지'라는 제목처럼 결코 헤어질 수 없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 측에서 5천만 원가량을 들여 제작한 연리지 나무 아래서의 이 장면은 영화 속에서 둘의 사랑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등 여러 장편 영화에서 조감독을 지냈던 김성중 감독은 데뷔작 <연리지>를 두고 "쿨한 멜로"라 표현한다. “아마 오늘 찍은 이 장면이 영화 전체를 통틀어 몇 번밖에 나오지 않는 ‘쿨하지 않은’ 장면일 것이다.” 시한부 환자가 주인공이지만 인물의 감정들은 그런 어둡고 비극적인 상황에 묻히지 않을 것이라 한다. 최지우, 조한선 커플에 이어 최성국과 서영희, 손현주와 진희경 커플이 밝고 코믹한 연애담을 풍성하게 늘어놓으면서 이 영화가 과연 ‘시한부 멜로’인가 싶을 정도로 전반적인 분위기는 활기찰 것이라 한다. 지금까지 드라마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등에서 ‘눈물의 여왕’이라는 호칭을 얻으며 유독 감성적인 멜로에 강했던 최지우가 스크린에서는 처음으로 관객들의 눈물을 쏙 뺄 준비를 마쳤고, 실제로는 최지우보다 한참 후배지만 거의 오빠처럼 느껴질 만큼 진중하고 성실한 후배 조한선과의 호흡도 좋다고 제작진은 입을 모은다. 관객들이 영화 속 인물들에게 완전히 감정 이입하는 것이 멜로드라마의 최고 관건이라 할 때, 두 주연배우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만만하다.
<연리지>의 모든 촬영은 10월 31일 끝이 났다. 이날은 일본 쪽에서 온 16개 매체들이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9월 일본 포니캐년사에 350만 달러로 선판매된 <연리지>는 일본에서도 인기몰이를 하는 최지우 덕을 톡톡히 보는 셈이다. 한겨울 혹한을 녹여버릴 ‘슬픈 해피엔딩’을 지향하는 <연리지>는 내년 1월 극장가에 걸릴 예정이다.
사진 고아영 기자
김용언 기자
두 사람의 사랑, 한 뿌리 내릴까, <연리지> 촬영현장
[씨네21 2005-11-15 08:00]
- 최지우·조한선 주연의 멜로 <연리지> 촬영현장 -
우도(牛島), 아니 풍도(風島)다. 바람이 어찌나 세찬지 숨을 고르기조차 어렵다. 스탭들도 온몸을 꽁꽁 감쌌다. 한 무리의 스탭들은 해안 절벽에 걸어둔 지미집 카메라가 날아갈까봐 꼭 붙들고 서 있다. 가벼운 차림의 취재진만 오들오들, 속수무책이다. 성난 바람 때문에 취재를 위한 귀동냥도 불가능하다. 제작진들도 거의 수화에 가까운 몸짓을 주고받으며 오후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30일, 우도공원에 마련된 <연리지> 촬영현장. 악천후에 가장 애를 먹는 건 최지우, 조한선 두 배우일 것이다. 생각해보라. 찬바람 맞으며, 짠 눈물 흘려야 하는 고통을. 하지만 두 배우는 만나자마자 깔깔이다. 도대체 무슨 밀담을 나눈 것일까. 김성중 감독까지 가세해서 뭔가를 주문하는데, 강풍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이들의 대화를 코발트빛 바다로 날려버린다. 하지만 악천후가 마지막 장면 촬영에 나선 두 배우의 감정까지 잡아먹진 못한다. 어렵지 않게 아껴뒀던 눈물을 소리없이 흘리고 닦길 반복하는 걸 보면.
“청승맞은 역은 아니에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뒤 뒤늦게 찾아온 사랑에 마음 아파하는 혜원 역의 최지우는 “아프다고 해서 가라앉아 있는 인물이 아니라 사랑스럽고 밝은 여자”라고 설명한다.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지만, 병원을 제집처럼 여기며 온갖 소동을 벌이는 아가씨라고. “드라마에서 멜로는 많이 해서 쉽게 생각했는데 이번에 큰코다쳤어요. 감정을 잡고, 또 그걸 유지하는 게 쉽지 않던데요”라는 게 촬영 종료를 눈앞에 둔 최지우의 덧말. 수많은 여자친구를 스토커로 몰거나 유학간다는 거짓말로 떼내다 혜원을 만나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바람둥이 민수 역의 조한선은 “모든 걸 쉽게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플레이보이”라면서 “전작인 <늑대의 유혹>은 또래끼리 연기해서 그런지 편했는데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해서 조심스러웠다”는 소감을 남긴다.
죽음을 앞두고 민수에게 영상 메시지를 남기는 혜원. 최지우는 수척한 분장을 한 모습을 드러냈다.
<연리지>로 데뷔하는 김성중 감독은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에서 연출부 생활을 하며 경험을 쌓았다. “애초 제주도에서 촬영할 예정이었는데, 막상 직접 와서 보니 너무 많이 변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궂은 날씨를 감수하면서도 우도를 주요 촬영지로 선택했다”면서 김 감독은 “쿨한 멜로영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두 가지가 한몸을 이룬다는 나무 연리지(連理枝)에서 제목을 빌려온 이 영화는 이미 일본 포니캐넌에 350만달러를 받고 판매된 상태다. 지우히메를 보기 위한 30여명의 일본 취재진도 이튿날 연리지 취재에 나섰다. 과연 이 두 사람의 사랑은 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내년 1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글) 이영진
대구에도 오늘얼음이 얼었어요 .......
감기조심하시고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