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발언대] "드라마 속 암환자 그만 죽여라"
치유 될 수 있다는 희망 보여줬으면…
[조선일보]
최근 TV에서 주인공이 암으로 죽는 드라마가 잇따라 방영됐다. 이들 드라마의 전개 과정 대부분은 주인공이 암으로 서서히 죽음에 이르면서, 어떻게 가족과 이별하고 생을 정리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암에 걸린 주인공들은 나이가 많건 적건 으레 죽게 돼 있는 것이다. 주인공들도 암 치료를 시도해 보겠다는 생각보다는 얼마 안 있어 자신은 죽을 거니까 아예 체념해버리는 식이다. 등장하는 의사들도 작가가 이미 주인공을 죽는 것으로 설정해 놓았기 때문인지 정상적인 치료를 하기 보다는 죽어가는 환자를 방관하는 수준이다.
시청자들도 이같은 드라마를 많이 봐온 탓인지 암에 걸린 주인공이 등장하면 그 주인공은 곧 죽을 것이라는 예상(?) 하에 드라마를 시청한다.
그렇다면 암은 죽는 병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최근 의학의 발달로 암 치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CT나 MRI 등의 진단 기구가 발전하여 초기에 암을 정확히 진단하고 수술로 암 조직을 제거하고 항암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암 완치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 흔한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암 등은 치료 성적이 좋다. 약 20년 전에 간암을 발견하면 6개월 이내에 모두 사망했지만, 현재는 5년 생존율이 10명 중 5명이다.
위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되고 진행된 위암도 5년 생존율이 50~60% 이다. 슬픈 영화나 소설에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소아 백혈병도 적절한 치료 절차를 밟으면 완쾌가 가능하다.
최근 전체 암 환자 10명 중 5~6명은 5년 이상 생존하고 있고, 그 생존율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 즉 암 환자의 반 이상이 암을 극복하고 다시 평상적인 생활로 복귀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에는 암이 완치 된 후 오히려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 다른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수없이 많다.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치료 효과가 좋아 치유 가능성이 높지만, 그 반대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치료 효과가 적어진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이제 ‘암 환자 드라마’도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으면 한다. 암은 걸리기만 하면 죽는 병이 아니다. (임재훈·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따라서 ‘암 환자 드라마’는 암 치료에 관한 최신 발전상을 시청자에게 정확히 알려주지 못하고 있다. 암은 치료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주기보다는 암에 걸리면 죽는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꼬랑쥐 글에 정서를 살리라고 난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