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조회 수 3137 2002.03.14 01:07:56
앨피네
오늘 학교에서 택시타고 씨네코아로 열심히 달려갔어요..
일주일 전에 예약해 놓은 버스정류장을 친구랑 보기로 했거든요..
만날 시간은 6시 20분.. 학교에서 택시 탄 시간은 6시...
택시아찌 재촉하면서 갔죠..
그런데 세종문화회관에 사람이 엄청 많은겁니다.
진짜사람많네? 무슨 공연하나? 의아해 하며.는데.. 거기에 지우님이랑 용준님이랑.. 현주님이 계실줄이야.. -_-;;;;;
하여튼.. 그렇게 그립고도 좋아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모른채
저는 버스정류장을 봤습니다.. 저의 제일 친구와 함께.. ^^:;

***************

버스정류장..
그리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흠.. 냉소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라 할까..
지금 이순간 저의 표현력의 한계를 느끼네요..
-_-;; 이해해 주세요.. 단순한 공순이가 무슨 표현을 하겠습니까.. 쩝쩝..
하여튼..
김태우와 김민정이 보여주는 캐렉터들은 영화내내 독백을 하는 듯 합니다.
최대한 감정을 죽이고 간결하게..
그러면서... 뭔가 생각하게 합니다.. 아니 보는 이에게 생각을 하라고 종용합니다..
너무나도 조용한 영화였습니다..
가끔.. 숨소리를 내기에 미안할 정도로.. 간결한 영화였습니다...
버스 정류장을 보면서..
고독한 철저하게 주변과 담을 쌓은 두 사람의 일상과 만남, 관심, 그리고 사랑을
제 삼자의 입장에서 엿보고 있는 듯 했습니다..
김태우의 건조하게 내뱉는 말투가 인상적이더군요...
다른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은 고려하지 않고
나만의 세계에 안주하며 세상의 모든 사람과 나는 다르다하는 듯한 말투..
평소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던 말투죠..
남녀 주인공 모두 이런 말투로 세상을 읊조립니다..
그러다가
여자주인공은 낙태한 날 밤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흐느끼기 시작하다가 오열하고...
남자주인공은 돌아온 여자주인공에게 너에게 시간을 주고 싶었다하다가 갑자기 공원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소리내어 웁니다.. 감춰온 그녀에 대한 그리움이 한순간에 폭발했다고 할까요..
제 생각으로는 이 사건들은 관계의 진전을 의미 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울음을 보이는 것은 자신의 약점 및 허물을 상대방에게 보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세상의 모든이를 비웃으면서 고독해하던 두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울음을 보이면서
독립된 두 공간에서 한공간으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관계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버스정류장.. 주인공들의 만남을 이어주는 곳이 버스 정류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된 듯하네요..
하여튼.. 이영화는 여러분께 감히 추천해드리지는 못하겠어요..
파이란과 같은 가슴 시린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조폭시리즈같은 대중적 영화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본 직 후 많은 사람들이 재미없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하는 말을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재미없다고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해학이나 카타르시스를 주는 영화가 아니라..
주변에 있을만한 차가운 사람들 간의 만남, 기다림 그리고 하나되는 인생의 중간 부분을
영화로 그려낸 거였으니깐요..
하여튼.. 사람마다 느낌이 확연히 다른 영화라 생각됩니다..
오늘.. 버스정류장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여러분 좋은 밤 되세요


그대 손으로 (Main Theme버스정류장 OST) - 루시드 폴-





댓글 '4'

joen

2002.03.14 10:45:03

저도 어제 보고왔는데 인물들이 참 냉소적이더군요, 근데 보면서 어쩌면 저게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자의 방황 이해할수 있었을 같았습니다. 어차피 현실에서 기대할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걸 너무 빨리 깨달은거죠. 보면서 좀 지루했는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많이 여운이 남네요... 겨울연가처럼 아름다운 사랑얘기도 좋지만 사실 좀 현실성이 떨어지잖아요. 아무튼 현실을 돌아볼수 있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Jake (찬희)

2002.03.14 18:14:48

감상평 너무 고맙습니다... 역시...좋은 영화일겄같네요... 미국에 오면 꼭 비디오로 빌려 볼께요~! ^^

Jake (찬희)

2002.03.14 18:15:53

아 그리고 저 루시드 폴...미선이...음악 넘 좋아해요~ 노래 잘 들었습니다... 고마워요~ ^^

하얀사랑

2002.03.14 20:07:21

앨피네님 감상후기 넘 잘 읽었어요.. 사랑이 이 영화 보러가기로 했답니다... 저에겐 어떤 느낌을 가져다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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